
돈바스를 둘러싼 협상안이 다시 불붙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을 포기한다면 전선을 동결하겠다고 제안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전쟁 4년 차를 맞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대 전기를 맞이했습니다. ☮️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의 전략적 가치는 막대한 천연자원과 구소련 시절 형성된 공업 인프라입니다. 특히 도네츠크 탄광 지대는 우크라이나 전체 석탄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해 러시아·우크라이나 모두에게 필수 자원 창구로 꼽힙니다.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선포를 선언하며 분쟁이 본격화됐습니다. 2022년 전면 침공 이후 러시아군은 현재 돈바스 전체 면적의 약 88%를 점령한 상태입니다.
이번 푸틴 제안은 15일(현지 시각)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 직후 전해졌습니다. 외신은 “도네츠크·루한스크 완전 이양 시 남부 전선을 포함한 전면 공격을 중단”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전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돈바스의 역사·문화적 정체성이 러시아와 맞닿아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현실을 수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장에서 “휴전 관점에서 실용적 접근”이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는 점이 특히 주목됩니다.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즉각 “주권 영토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18일 미국 워싱턴에서 추가 협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국제사회 반응도 엇갈립니다. 유럽연합(EU)은 “민스크 합의를 훼손하는 일방적 요구”라며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고, 중국은 “대화 재개 계기”라며 부분적 지지를 나타냈습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돈바스 철군 시 우크라이나 방위선이 크게 약화돼 자포리자·헤르손 등 남부 요충지 방어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반면 전선 동결이 현실화되면 러시아군은 보급선을 재정비하며 장기전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경제적 파급도 큽니다. 도네츠크 제철소와 마리우폴 항구가 러시아 손에 완전히 넘어갈 경우, 우크라이나 GDP는 최대 15%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
국제법 관점에서 “무력으로 취득한 영토 불인정” 원칙이 적용되지만, 현실 정치에서는 사실상 점령(fait accompli)이 협상 테이블에 오르는 모습입니다.
러시아 내부에서는 “국내 결속 강화”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전선 동결이 성사되면 푸틴 정부는 “특별군사작전 목표 달성”을 대내외적으로 선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우크라이나 국민 정서는 영토 포기 불가 쪽에 무게가 실립니다. 최근 키이우 여론조사에서 “돈바스 양도 반대” 응답이 78%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전쟁 피로도가 누적된 서방이 휴전 명분을 찾고 있다는 점도 변수라고 지적합니다. 특히 미국 대선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장기화 비용 부담”을 부각하며 자국 유권자 설득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돈바스를 둘러싼 이번 휴전안은 군사·외교·경제가 복잡하게 얽힌 다자간 협상 프레임으로 흘러갈 전망입니다. 협상이 결렬되면 전선은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향후 열흘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미국과 EU의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만큼, 돈바스 향배가 곧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장기 로드맵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