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2029년 시행 향해 가는 길과 남은 쟁점 정리
기사 작성자: 라이브이슈KR 취재팀

서울 동덕여자대학교가 남녀공학 전환을 공식 권고받고, 2029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한다는 총장 발표까지 나오면서 한국 고등교육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동덕여대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가 숙의 과정과 설문, 타운홀 미팅 등을 거쳐 “공학 전환 추진 권고” 결론을 내렸고, 이어 동덕여대 총장이 2029학년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논쟁의 수위는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1.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무엇이 결정됐나
공론화위는 12월 2일 학교 홈페이지에 ‘공학전환 공론화 결과에 따른 권고안’을 게시하며, 동덕여대를 여성대학에서 남녀공학 대학으로 전환할 것을 총장에게 권고했습니다.
이 권고안에 이어, 동덕여대 총장은 중앙일보 보도를 통해 “2029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는 입시 모집단위와 학사 구조까지 연동되는 중장기 개편을 의미하는 결정입니다.
“숙의기구 토론, 타운홀미팅, 온라인 설문조사 등 각 공론화 단계에서 ‘공학 전환’을 선택한 의견이 ‘여성대학 유지’ 의견보다 높게 나타났다.”
– 동덕여대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 권고안 중
2. 공론화위가 제시한 핵심 수치들
동덕여대 공학 전환 논의는 1년 전 학교 점거, ‘래커칠 시위’ 등 격렬한 갈등 끝에 “공론화를 통해 최종 결론을 내리자”는 합의로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만들어진 공론화위는 다음과 같은 수치를 제시했습니다.
- 숙의기구(48명) 조사 결과: 공학 전환 75.8%, 여대 유지 12.5%, 유보 11.7%
- 타운홀 미팅(406명 참여): 공학 전환 57.1%, 여대 유지 25.2% 내외, 유보 약 17%대
- 온라인 설문조사(총 7,055명 대상): 공학 전환 51.8%, 여대 유지 33.2%, 유보 15% (공론화위 발표 기준)
공론화위는 ① 공학 전환, ② 여대 유지, ③ 재논의 세 가지 안을 두고 표결을 진행했습니다. 3분의 2 이상 찬성 시 해당 안을 가결한다는 규칙 아래, 공학 전환 1안이 기준을 충족해 최종 권고안으로 채택됐다고 설명했습니다.

3. 학생들은 왜 ‘공학 전환’에 반발하나
그러나 동덕여대 재학생연합 등 학생단체는 이번 남녀공학 전환 권고 절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핵심 쟁점은 “학생 의견이 제대로 반영됐는가”에 맞춰져 있습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학생연합은 공론화위가 제시한 설문 수치 가운데 학생·교원·직원 의견을 같은 비율로 반영한 방식을 문제 삼았습니다. 실제 학생 수는 교원·직원보다 압도적으로 많지만, 가중치가 동일해지면서 “학생 다수 의견이 희석됐다”는 주장입니다.
“동덕여대 공학 전환 공론화는 학생 주체성을 지우고 행정 편의를 앞세운 절차였다. 다시 단호하게 목소리를 낼 것이다.”
– 동덕여대 재학생연합 입장문 요지
학생 측은 또, 지난해 학교 점거·시위와 고소 사태로 이어졌던 ‘래커칠 사태’ 이후 1년 만에 다시 공학 전환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왔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대 정체성은 지키되, 재정과 입시 문제를 개선할 대안 논의가 충분했는가”라는 질문도 제기됩니다.
4. 동덕여대 공학 전환 논쟁의 배경: 학령인구 감소와 여대 위기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논의의 배경에는 학령인구 감소와 여성대학의 구조적 위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미 다수의 여대가 통합·전환·특성화라는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입니다.
수험생 감소로 인해 정원 미달, 재정 악화, 학과 통폐합이 이어지면서, 상당수 대학이 “남녀공학 전환을 통해 지원자 풀을 넓혀야 한다”는 현실적 선택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동덕여대 역시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5. 여대 정체성과 성평등 교육, 무엇이 쟁점인가
동덕여대 공학 전환 논란은 단순한 입시 전략을 넘어, 한국 사회에서 여성대학의 존재 이유와 성평등 교육의 방향을 둘러싼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여대 유지론을 펼치는 측은 “여대는 성차별 구조 속에서 여성 인재를 보호하고 육성해 온 공간이며, STEM 분야 성격차 해소에도 기여해 왔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공학 전환 찬성 측은 “성평등은 특정 공간의 분리보다, 공학 환경에서의 제도적 평등과 문화 개선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6. 공론화 절차, 무엇이 ‘숙의 민주주의’인가
이번 동덕여대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의 활동은 한국 대학에서 숙의 민주주의를 적용한 대표적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큽니다. 토론, 타운홀 미팅, 설문, 숙의기구 운영 등 형식적 절차는 갖춰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하지만 절차의 설계·가중치·정보 제공의 균형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특히, ‘누구의 의견을 얼마나 반영할 것인가’라는 대표성 문제는 향후 다른 대학의 공학 전환 논의에서도 반복될 수 있는 쟁점입니다.
7. 2029년 남녀공학 전환, 향후 동덕여대에 미칠 영향
동덕여대 총장의 발언대로 2029년부터 남녀공학 전환이 실제로 시행될 경우, 학교는 3~4년간의 준비 기간 동안 다음과 같은 과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 입시제도 개편: 남녀 학생 동시 모집을 위한 전형 구조 재설계
- 캠퍼스 인프라 조정: 기숙사·복지시설·동아리 공간 등 성별 구성 변화를 고려한 재배치
- 학내 문화·규정 정비: 성폭력·성차별 예방, 젠더 갈등 완화 프로그램 구축
- 여대 출신 동문과의 소통: 정체성 변화에 따른 동문 사회의 우려 해소
특히, 기존 재학생·졸업생을 위한 ‘여대 정체성 계승 프로그램’이나, 여성 리더십 강화 교과목 등 보완책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동덕여대 공학 전환의 성패를 가를 관건으로 꼽힙니다.

8. 수험생·학부모가 확인해야 할 체크포인트
이번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은 앞으로 몇 년간 대입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입니다. 특히 여대를 선호해온 수험생, 수도권 대학 진학을 고민하는 학생이라면 다음 사항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전환 시점: 2029학년도 입학생부터 남녀공학 적용 여부 및 학번별 차이
- 모집단위 변화: 학과 신설·통폐합 계획, 계열별 정원 조정
- 장학·지원제도: 전환기에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장학금 또는 지원 프로그램 여부
- 캠퍼스 환경: 기숙사 배정, 안전 대책, 상담 시스템 등 생활 측면 변화
동덕여대는 공학 전환 세부 로드맵과 재학생 보호 방안을 단계적으로 공개해야 하며, 수험생과 학부모 역시 공식 홈페이지 공지, 설명회, 입학처 Q&A를 통해 최신 정보를 주기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9. ‘동덕여대 공학 전환’이 던지는 더 큰 질문
동덕여대의 남녀공학 전환은 한 대학의 진로를 넘어, 한국 사회에서 ‘여대’라는 제도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 압박 속에서 공학 전환은 현실적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성평등 관점에서 여성만의 교육 공간을 어떻게 재해석하고 보완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10. 앞으로 무엇을 지켜봐야 하나
현재 동덕여대 안팎에서는 총장 최종 승인 과정, 세부 이행 계획, 재학생·동문과의 추가 협의 등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공학 전환이 확정되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실행되느냐에 따라 학내 갈등의 강도와 지속 기간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동덕여대 공학 전환 논의는 한국 대학이 재정·입시·정체성·성평등이라는 네 가지 축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시험대에 오른 대표 사례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충분한 정보 공개와 투명한 절차, 그리고 구성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진짜 ‘공론장’을 다시 한 번 만드는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