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Meta), 왓츠앱 AI 확장·유럽 반독점 조사·디자인 거물 영입까지…‘플랫폼 제국’의 기로
라이브이슈KR = IT·경제 취재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왓츠앱을 거느린 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가 다시 한 번 글로벌 기술·규제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을 결합한 메신저 전략, 유럽연합(EU)의 반독점 조사, 글로벌 디자인 리더 영입, 초대형 데이터센터 투자까지 동시에 진행되면서 ‘메타의 다음 10년’을 가를 변곡점에 서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유럽연합, “왓츠앱 AI” 겨냥한 반독점 조사 착수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왓츠앱(WhatsApp)에 도입되는 AI 기능이 경쟁을 제한할 소지가 있는지에 대해 공식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로이터와 CNBC 보도에 따르면, 브뤼셀은 메타가 외부 AI 제공업체에 왓츠앱 데이터를 어떻게 열어줄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사 서비스에 부당한 이점을 주는지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브뤼셀은 메타가 왓츠앱과 AI를 결합하면서 데이터 접근·결합 방식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EU 관계자 인용 취지, 로이터 보도 요약
이번 메타 EU 조사의 핵심 쟁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메타가 왓츠앱의 막대한 메시지·연락처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사 AI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유리하게 배치하는지, 둘째, 타 AI 업체들의 접근을 사실상 차단하거나 차별하는지 여부입니다.
메타의 AI 전략은 챗봇·생성형 AI 도구를 메신저에 깊이 통합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왓츠앱이 ‘전 세계 20억 명이 쓰는 메신저’라는 점에서, 경쟁당국은 이 시장에서의 데이터 접근 권한이 곧 AI 경쟁력을 결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10대 보호 강화, 호주 미성년자 계정 선제 차단

한편 호주에서는 메타가 만 16세 미만 사용자 계정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강력한 조치를 시작했습니다. BBC에 따르면 메타는 호주 정부의 공식 청소년 소셜미디어 금지 조치가 시행되기 1주일 전부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스레드(Threads)에서 미성년자 계정을 순차적으로 삭제하고 있습니다.
이 조치는 메타가 그동안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10대 정신건강 악화’ ‘SNS 중독’ 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동시에 각국 규제 당국과의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리스크 관리 전략이라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국내에서도 청소년 SNS 사용 규제와 관련한 논쟁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메타의 호주 사례는 향후 정책 설계의 참고 모델로 거론될 가능성이 큽니다. 규제 강도와 표현의 자유, 청소년 권리 보호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가 핵심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애플 UI 총괄 ‘알란 다이’ 전격 영입…XR·디바이스 전략 가속

메타는 최근 애플 디자인 총괄 출신 알란 다이(Alan Dye)를 전격 영입해 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테크크런치와 해외 IT 커뮤니티에 따르면, 다이는 지난 10여 년간 애플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팀을 이끌어 온 핵심 인물로, 아이폰·워치OS 등의 시각 언어를 설계해 온 주역으로 꼽힙니다.
보도에 따르면 알란 다이는 메타의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 내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를 이끌며, 메타 퀘스트(Meta Quest)와 차세대 AR·VR 디바이스의 디자인 전략을 총괄할 예정입니다. 이는 메타가 ‘소셜 미디어 회사’를 넘어 소비자 하드웨어 기업으로 변신하려는 움직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메타는 이미 Meta Quest 스토어를 통해 VR 게임·소셜·교육 콘텐츠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사로 디자인 완성도와 사용자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려, 애플·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혼합현실(MR)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가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하이퍼스케일 투자,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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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는 AI·메타버스·동영상 스트리밍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초대형 데이터센터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메타 투자자 관계 페이지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블루 아울 캐피털(Blue Owl Capital)이 운용하는 펀드와 함께 ‘하이페리온(Hyperion) 데이터센터’를 개발하는 공동 벤처 설립을 발표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메타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한층 강화해, 왓츠앱·인스타그램·페이스북 리일스, 그리고 대규모 AI 모델 운용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입니다. 메타는 이미 전 세계 여러 지역에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운영 중이지만, AI 시대에는 전력 효율·지연시간·탄소배출까지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인프라 전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CAPEX(설비투자) 확대가 단기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AI·광고·커머스 등 메타의 신성장 동력을 떠받치는 기반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증시에서 본 메타: 고평가 논란 속 ‘AI 플랫폼’ 기대

미국 나스닥에서 티커 ‘META’로 거래되는 메타 플랫폼스는 팬데믹 이후 광고 경기 둔화·규제 리스크로 변동성을 겪었지만, 최근에는 생성형 AI와 비용 효율화를 앞세워 실적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트레이딩뷰와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메타를 ‘광고 기업’을 넘어 AI 인프라·소셜 커머스 플랫폼으로 재평가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EU의 반독점 조사, 각국 개인정보 보호 규제, 그리고 청소년 보호 이슈 등은 여전히 주가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존재합니다. 투자자들은 메타가 AI·데이터 활용에서 얼마나 투명한 거버넌스를 구축하는지, 그리고 규제기관과의 협의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는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메타의 AI 전략, 핵심은 ‘메신저와 소셜 그래프’
메타의 AI 전략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메신저’와 ‘소셜 그래프’입니다. 챗봇·추천 알고리즘·콘텐츠 생성형 AI 모두, 결국은 사용자의 대화·관계망·관심사 데이터 위에서 작동합니다. 메타가 왓츠앱·메신저·인스타그램 DM을 AI 허브로 만들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이 규제기관의 우려와 맞닿습니다. 방대한 소셜 그래프에 고성능 AI를 결합하면, 맞춤형 추천·광고 효율은 비약적으로 높아지지만, 동시에 과도한 프로파일링·감시 자본주의 논란도 증폭될 수 있습니다. EU의 왓츠앱 AI 조사는, 단순히 한 기업이 아닌 플랫폼 경제 전체의 규칙을 다시 쓰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 이용자와 기업이 주목해야 할 3가지 포인트
한국에서도 메타의 행보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이용자·기업이 주목해야 할 세 가지 포인트를 짚습니다.
- 왓츠앱 AI 규제 선례
유럽의 왓츠앱 AI 규제 모델은 향후 카카오톡, 라인, 각종 국산 메신저의 AI 도입 시 기준점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 결합과 광고 활용 범위에 대한 명확한 동의 구조가 요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청소년 SNS 규제 논의
메타가 호주에서 선제적인 미성년자 계정 차단에 나선 것은, 국내에서도 ‘어디까지가 플랫폼의 자율 규제냐’는 논쟁을 촉발할 수 있습니다. 교육·정신건강·표현의 자유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보다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합니다. - XR·메타 퀘스트 생태계
알란 다이 영입과 리얼리티 랩스 강화는 국내 XR 콘텐츠 기업에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입니다. 메타 퀘스트 스토어를 통한 글로벌 진출 가능성이 커지는 동시에, 메타가 자체 생태계를 얼마나 개방적으로 운영하느냐에 따라 파트너 전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플랫폼 제국” 메타, 다음 승부는 신뢰와 규범
메타는 오랫동안 ‘사용자 수·광고 매출’ 중심의 기업으로 인식돼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흐름은, 메타가 AI·데이터센터·XR 디바이스까지 아우르는 종합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왓츠앱 AI를 둘러싼 EU 반독점 조사, 호주의 미성년자 계정 정리, 각국의 개인정보·콘텐츠 규제 강화는, 메타가 더 이상 “기술만 잘 만드는 회사”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앞으로의 경쟁 포인트는 기술력과 함께 신뢰·투명성·규범 준수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메타(Meta)’라는 이름이 상징하는 것처럼, 회사는 디지털 세계의 ‘메타 레벨 규칙’을 둘러싼 논쟁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초거대 플랫폼의 미래가 어디로 향할지, 그리고 한국 사회와 산업이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따라, 우리의 일상과 비즈니스 역시 적지 않은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