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가 숨 막히는 가을 분위기로 들끓었습니다. 6일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좌익수 이성규가 5회말 좌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기 때문입니다. ⚾️
이날 삼성은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를 내세워 NC 다이노스와 맞섰습니다. 그러나 초반 실점으로 흐름이 기울자 경기장을 찾은 2만 4천여 관중의 어깨가 축 처졌습니다. 바로 그때, ‘전완근 끝판왕’이라 불리는 이성규가 등장해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켰습니다.
“배트 플립과 동시에 홈런을 직감했습니다. 동료들과 팬들의 함성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습니다.” – 경기 후 인터뷰 중
시속 147km의 구창모의 직구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자, 배트 플립은 그야말로 예술이었습니다. 타구 발사 각도 29도, 비거리 122m. (KBO 트래킹데이터 기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14홈런‧OPS 0.835를 기록한 그는,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서도 특유의 장타력을 유감없이 뽐냈습니다. 특히 왼손 투수 상대 OPS 0.907이라는 강점을 증명하며 ‘좌투 킬러’의 위엄을 다시 한 번 보여줬습니다.
경기 초반 침묵하던 타선은 이성규 홈런 이후 살아났습니다. 6회에는 2사 만루에서 1타점 적시타가 나와 3–4,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습니다. 덕아웃 분위기를 묘사하자면, “이제부터 진짜 승부”라는 투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프로 8년 차인 그는 사실 순탄치 않은 길을 걸었습니다. 2018년 2군에서만 12홈런을 치고도 1군 기회를 잡지 못해 방출 위기를 겪었습니다. 이후 특유의 ‘전완근’ 강화 훈련으로 스윙 속도를 끌어올리며 2023시즌에만 19홈런을 터뜨려 생존 본능을 입증했습니다.
올해는 좌익수 수비 고도화에도 공을 들였습니다. 시즌 전 외야 수비율 0.982였던 그는, 낙구 지점 예측 개선 프로그램을 통해 0.992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야수 WAR이 +1.8 증가한 데에는 이 탄탄한 수비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장타력만 있는 선수가 아니라, 경기 흐름을 읽는 지능형 타자로 거듭났습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이성규는 7월 이후 볼넷/삼진 비율을 0.37에서 0.53으로 개선해 선구안을 입증했습니다.
팬덤 역시 뜨겁습니다. SNS 플랫폼 X(구 트위터)에서 ‘#이성규홈런치면알티추첨’ 해시태그가 실시간 트렌드 상위권에 올랐고, Threads에는 “혈을 뚫어줬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야구 해설가 김태현 위원은 “가을야구의 최대 변수는 ‘잠자는 하위 타선’입니다. 그 하위 타선에서 나온 한 방이 시리즈 전체를 뒤흔듭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은 7일 열릴 2차전에서 구자욱–디아즈–이성규로 이어지는 ‘좌타 삼각 편대’ 카드를 유지할 전망입니다. 상대 선발이 다이노스 우완 파이어볼러 김시원을 예고한 만큼, 좌타 파워가 다시 한 번 위력을 발휘할지 주목됩니다.
한편, KBO 사무국은 홈런 공인구를 기념구로 보존해 삼성 구단 역사관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2015년 박해민의 ‘가을 첫 홈런’ 이후 10년 만의 사례입니다.*팬 투표로 전시가 결정될 예정
결국 이날 경기는 4–6으로 아쉽게 패했지만, 이성규의 한 방은 팀에 ‘끝까지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습니다. 포스트시즌에서 ‘무서운 하위 타선’은 언제나 이변의 씨앗이었고, 삼성은 그 씨앗을 품은 채 2차전을 준비합니다.
가을 무대에서 피어난 이성규의 뜨거운 시즌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야구 팬들의 시선은 다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로 향합니다. “다음 타석, 또 한 번 담장을 넘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