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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대학교·충북대학교 통합 논의, 왜 표류했나…‘지역 거점 국립대’ 재편 갈림길

라이브이슈KR 취재팀 | 2025-12-12

한국교통대학교(이하 교통대)충북대학교(충북대)의 대학 통합 논의가 교육부 심의 연기와 충북대 총장 사퇴라는 후폭풍을 남기며 중대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양 대학의 통합 추진은 지역 거점 국립대 재편과 학령인구 감소 대응이라는 국가적 과제와 맞물려 진행돼 온 만큼, ‘교통대 통합 논의’가 어떤 과정을 거쳐 난항에 빠졌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교육부 심의 연기…”사실상 통합 무산” 전망 속에서도 교통대는 “계속 추진”

교육부는 당초 예정돼 있던 충북대·교통대 통합 심의를 최근 연기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두 대학의 통합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교통대학교 캠퍼스 전경
▲ 한국교통대학교 관련 기사에 사용된 사진. ⓒ 뉴스1(https://www.news1.kr)

그러나 한국교통대는 공식 입장을 통해 “통합 논의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교통대는 통합 합의안에 대해 “양 캠퍼스의 균형 발전을 위한 최소한의 보장 장치“라고 강조하며, 재협상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선 “상호 양보를 전제로 도출된 합의문이어서 재협상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충북대 구성원 투표 ‘반대’…총장 사퇴까지 이어진 후폭풍

통합 논의의 흐름을 뒤바꾼 것은 충북대 구성원 투표였습니다.

지난 12월 초 진행된 교수·직원·학생 등 3대 주체의 찬반 투표에서 충북대 구성원 다수는 ‘통합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이에 따라 통합을 주도해 온 고창섭 충북대 총장에게 책임론이 제기됐고, 고 총장은 “구성원 투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총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충북대 내에서는 “교통대와의 통합이 대학의 미래와 구성원 권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데도, 의견 수렴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비판과 함께, 사퇴 요구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3~4일 있었던 구성원 투표의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총장직을 사직하고자 합니다. 구성원 각자는 흔들림 없이 각자의 역할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 고창섭 충북대 총장이 구성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중


교통대 “독소조항 아니다” vs 충북대 “일방적 불이익 우려”

양 대학이 합의한 통합 합의문을 둘러싼 해석 차이도 갈등의 핵심입니다.

충북대 내부에서는 일부 조항을 ‘독소조항’으로 규정하며 “충북대에 일방적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습니다.

한국교통대학교 충주캠퍼스 전경
▲ 국립한국교통대학교 충주캠퍼스 전경. ⓒ 세종경제뉴스(https://www.seenews365.com)

반면 교통대는 공식 입장문에서 “합의문은 상호 양보를 통한 균형적 결과”라고 반박했습니다.

특히 양 캠퍼스의 균형 발전, 학과 개편·신설 권한 배분, 지원 예산과 관련된 핵심 조항을 두고, 어느 쪽에 더 유리한지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며 ‘해석 전쟁’이 벌어진 양상입니다.


왜 ‘교통대 통합’ 이슈가 중요한가…학령인구 감소와 지역 거점 국립대 재편

한국교통대충북대의 통합 논의는 개별 대학의 문제가 아니라, 학령인구 감소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구조적 과제 위에서 출발했습니다.

충북 지역에서는 이미 충북대·교통대 통합을 통해 “충북형 거점 국립대 단일 브랜드”를 만들자는 논의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특히 교통·철도·물류·모빌리티 특성화를 갖춘 교통대와, 종합대학인 충북대가 결합할 경우 “연구·교육 시너지가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정부의 재정지원 사업, 대학 통합·네트워크 정책과도 연결되면서, ‘교통대 통합’은 충북지역 고등교육 구조 재편의 상징적 사례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학생과 학부모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 3가지

입시를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 재학생들이 교통대·충북대 통합 논의와 관련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통합이 무산되면 입시에 변화가 생기나요?”
    당장 진행 중인 입시에서는 이미 공지된 전형계획과 모집요강이 기준이 되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큰 변화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향후 통합 논의가 어떻게 결론 나느냐에 따라 중장기적인 학과 개편·정원 조정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2. “통합이 되면 대학 이름과 캠퍼스는 어떻게 되나요?”
    통합안에는 대학 명칭, 본부 위치, 캠퍼스별 기능 분담 등 민감한 사안이 포함돼 있어, 양측이 쉽게 합의하기 어려운 지점으로 꼽혀 왔습니다. 현재는 어떠한 안도 최종 결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3. “재학생 졸업장은 어떻게 되나요?”
    국내 대부분의 대학 통합 사례에서, 재학생은 입학 당시 대학 명칭으로 졸업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다만, 교통대·충북대 통합의 경우 구체적인 결정이 내려진 바는 없으며, 향후 논의 과정에서 명확해질 사안입니다.

*과거 국내 대학 통합·법인전환 사례에 비춰본 일반적인 경향을 언급한 것으로, 교통대·충북대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내부 갈등 관리가 최대 변수…양 대학 신뢰 회복 과제

현재 통합 논의의 가장 큰 걸림돌은 양 대학 내부의 신뢰 훼손입니다.

충북대에서는 교수회·학장단·노조 등 각 단위가 통합 추진 과정을 놓고 이견을 드러내면서 “절차적 정당성 부족”을 지적해 왔습니다.

반대로 교통대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수년간 준비해온 통합 논의가 수포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피로감과 허탈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전문가들은 “대학 통합은 재정·평판·캠퍼스 배치만의 문제가 아니라, 구성원 신뢰가 핵심 변수”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교육부 심의 연기 의미…“시간 벌었지만, 과제는 더 무거워져”

교육부가 충북대·교통대 통합 심의를 연기한 것은 단순한 절차 조정이 아니라, 정치·사회적 파장을 고려한 판단으로도 해석됩니다.

충북 지역 정치권과 지자체, 동문 사회에서도 통합을 둘러싼 입장이 엇갈려 왔고, 구성원 투표 결과까지 더해지면서 정부가 서둘러 결론을 내리기에는 부담이 커진 상황이었습니다.

심의 연기로 인해 양 대학은 추가 설득과 설명, 내부 의견 수렴을 위한 시간을 벌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압박도 함께 커진 상태입니다.


‘교통대’의 정체성과 충북권 고등교육의 향방

한국교통대학교교통·물류·철도·모빌리티 특성화 국립대라는 뚜렷한 정체성을 지닌 대학입니다.

충주·의왕·제천 등 여러 캠퍼스를 기반으로, 철도공학·교통시스템·자동차·항공물류 등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워 왔습니다.

이번 통합 논의는 단순히 규모 확대 차원이 아니라, 교통대가 가진 특성화 역량을 충북권 전체 고등교육과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셈입니다.

지역사회에서는 “교통대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충북대의 종합대학 기능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를 놓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논의돼 왔습니다.


향후 시나리오 3가지…완전 무산·조건부 재추진·모델 변경

전문가들은 교통대·충북대 통합 논의 향방에 대해 크게 세 가지 가능성을 전망합니다.

  1. 완전 무산 시나리오
    구성원 반대와 총장 사퇴, 정치·사회적 부담이 누적되면서 통합 논의 자체가 중단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양 대학은 각자 재정·구조개혁 전략을 다시 짜야 합니다.
  2. 조건부 재추진 시나리오
    일부 쟁점 조항을 수정하거나, 캠퍼스 기능 분담·본부 위치 등을 재조정해 ‘수정 통합안’으로 재추진하는 방식입니다. 교통대는 재협상이 어렵다는 입장이나, 정치권과 교육부의 중재 여부에 따라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3. 모델 변경 시나리오
    완전 통합 대신, 연합대학·공동학위·캠퍼스 공유 등 다양한 네트워크형 협력 모델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이 경우 통합에 대한 거부감은 줄이면서도, 일부 교육·연구 시너지는 유지하려는 절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수험생·재학생이 지금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점검 포인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교통대충북대 진학을 고민하는 수험생과 재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당장 확인 가능한 정보’를 꼼꼼히 점검하는 일입니다.

  • 각 대학 입학처 공지 : 통합 논의와 무관하게, 이미 공지된 전형 일정·모집 단위·전형 요소가 어떻게 유지되는지 반드시 재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 학과별 교육과정 : 교통대의 교통·철도·모빌리티 특성화, 충북대의 기초·응용·의생명·공학 등 강점을 비교해 ‘본인이 원하는 공부가 가능한지’를 우선 기준으로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 장학·기숙사·캠퍼스 라이프 : 통합 여부와 별개로, 실제 대학 생활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장학제도·생활관·동아리·국제교류 프로그램 등입니다.

전문가들은 “통합 여부는 장기 변수인 만큼, 수험생 입장에서는 현재 확정된 교육 여건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합니다.


결국 관건은 ‘미래 비전’…교통대가 던지는 질문

한국교통대학교는 이번 사태 속에서도 “충북대의 신중한 판단을 기다리겠다”며 통합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교통대가 충북권 고등교육의 재편 과정에서 스스로의 역할과 위치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습니다.

학령인구 감소, 지역 소멸 위기, 수도권 집중 심화라는 구조적 도전 속에서 ‘교통대 통합’ 논의는 단순한 대학 간 합병을 넘어, 지방 국립대의 생존 전략이라는 더 큰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향후 교육부와 양 대학, 지역사회가 어떤 해법을 도출해 낼지에 따라, 충북권 고등교육의 지도는 상당한 변화를 겪을 수 있습니다.


※ 이 기사는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와 각 언론의 보도를 바탕으로, 교통대·충북대 통합 논의의 흐름과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향후 교육부 심의와 양 대학의 추가 입장에 따라 내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