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 시인 논란이 던진 질문: 청춘·전과·폭력 범죄를 둘러싼 한국 사회의 민낯
글 | 라이브이슈KR 취재팀

최근 류근 시인이 자신의 SNS에 올린 글과 과거 발언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한국 사회의 청소년 비행·전과·성폭력 범죄 인식을 둘러싼 논쟁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특히 “소년원 근처에 안 댕겨본 청춘이 어디 있다고”라는 표현과 “우리 나라 인구 중 2천만이 전과자”라는 취지로 해석되는 발언이 반복 인용되면서, 예술인의 수위 높은 비유와 공인으로서의 책임 사이 균형 문제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1. ‘소년원 근처에 안 댕겨본 청춘이 어디 있냐’ 논란의 핵심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글FM코리아·인벤·더쿠 등에 따르면, 류근 시인은 한 게시글에서 “소년원 근처에 안 댕겨본 청춘이 어디 있다고”라는 취지의 글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발언은 특정 배우의 과거 논란을 두둔하는 맥락에서 언급된 것으로 해석되며, 일부 이용자들은 이를 “폭력·성범죄에 대한 과도한 희석”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저 사람들은 강간·학폭·소년원이 기본 아이템인가”
―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 중
이처럼 ‘청춘의 과오’라는 이름으로 심각한 범죄를 포괄적으로 감싸는 듯한 뉘앙스에 대해, 피해자 관점에서 얼마나 부적절한 표현인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2. ‘2천만 전과자’ 발언이 불러낸 통계 왜곡 논쟁
또 다른 커뮤니티 게시글에서는 “우리 나라 인구 중 2천만이 전과자”라는 류근의 발언이 인용되며, 사실 여부와 발언 의도가 논쟁이 되고 있습니다.
글을 공유한 네티즌들은 “주변에 강도가 그렇게 흔하냐”는 반응을 보이며, 현실과 동떨어진 과장된 비유라는 점을 강하게 문제 삼고 있습니다.
실제 전과자 통계는 범죄 유형·집계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인구 2천만 명이 전과자’라는 식의 단정적 표현은 사회 전체를 잠재적 범죄자 집단으로 인식하게 만들 위험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류의 과장된 수사가 “범죄의 보편화·정상화”로 읽힐 수 있다며, 공인 발언에서 통계 사용의 신중함을 거듭 강조합니다.
3. SNS 시대, 문학인의 발언도 ‘공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류근 시인은 이미 방송 출연과 정치·사회 현안 발언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인물입니다. 김어준의 방송 등에 자주 등장했다는 내용도 여러 커뮤니티에서 함께 언급되고 있습니다.
과거라면 시인의 발언은 시집이나 강연장에 국한됐겠지만, 지금은 SNS 한 줄이 곧바로 캡처돼 비약적으로 확산됩니다. 팔로어 수가 많을수록 그 영향력은 ‘사적 글’의 영역을 벗어나게 됩니다.
이 때문에 “문학적 과장은 허용돼야 한다”는 입장과, “피해자가 실존하는 범죄에 대한 과장은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4. ‘청춘의 과오’와 ‘폭력 범죄’는 같은 선상에 둘 수 있는가
논란의 중심에는 ‘청춘’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실수, 방황, 비행처럼 어느 정도 회복 가능한 영역과, 성폭력·강도·상해처럼 피해가 심각한 범죄를 같은 선상에 놓을 수 있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온라인 비판자들은 “소년원 출입 경험을 ‘청춘의 통과의례’처럼 이야기하는 순간, 피해자의 고통은 지워진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강간·학폭 피해 경험을 가진 이들에게는 이 같은 표현이 직접적인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5. 온라인에서 재소환되는 ‘강간’ 언급과 2차 피해 우려
X(옛 트위터)에는 “류근아 동네형과 부처님과 조희대가 강간을 했니?”라는 자극적인 문장이 그대로 인용된 게시물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문장은 원 발언의 맥락이 온전히 전달되지 않은 채 일부만 떼어 공유되고 있어, 특정 인물·종교·공적 기관에 대한 명예훼손과 혐오 표현 논란까지 동반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표현이 성폭력 피해자에게 심각한 트라우마를 재자극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성폭력 관련 유머·비유·조롱은 언제든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되기 쉽습니다.
전문가들은 공인과 일반인 모두 “강간·성폭력이라는 단어를 가볍게 사용하는 문화 자체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6. 커뮤니티별 반응: ‘정치 진영싸움’으로 번지는 양상
이번 류근 논란은 단순한 발언 논쟁을 넘어, 이미 정치 진영 대립의 프레임과 맞물려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민주당 인사들을 옹호하는 진영에서 범죄를 과소평가한다”는 비판과 함께, 조국·박원순·이재명 등 과거 논란 인물들이 한꺼번에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류근 시인 발언’이 특정 정치 성향과 연결되면서, 사건의 본질인 폭력 범죄 인식·피해자 보호보다 정치 공방이 앞서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문제적 발언을 비판하는 것과, 그 사람을 지지한 정치 세력을 통째로 매도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논의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7. ‘좋은 마음 가지면 좋은 세상’이라는 메시지와의 아이러니
한편, 류근이 자신의 SNS에서 남긴 “좋은 마음 가지면 좋은 세상이 와요”라는 글은 다른 맥락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게시물에는 “술에 취해서 제가 쓴 거지만 사실 우리 엄마가 하신 말씀”이라는 설명과 함께, 평범한 일상의 온기를 전하는 듯한 글이 담겨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따뜻한 문장과 최근 논란이 된 소년원·강간·전과자 관련 거친 표현이 동일 인물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혼란을 줍니다.
일각에서는 “말과 글의 온도 차이가 결국 그 사람의 공적 이미지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8. 공인의 사과, 어디까지 필요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가
현재 시점에서 류근 시인이 해당 표현들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 정식 사과문이 발표됐는지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확인된 정보가 제한적입니다.
다만, 공인이 논란성 발언을 한 뒤 취할 수 있는 수순에 대한 사회적 기준은 점점 더 엄격해지고 있습니다.
- 발언의 정확한 맥락 설명
- 피해자·소수자 집단을 향한 직접적인 사과
- 향후 동일한 표현 사용을 자제하겠다는 구체적 약속
- 관련 교육·캠페인 참여 등 행동으로 보여주는 반성
이 같은 절차를 어느 정도 거치느냐에 따라, 대중의 평가는 상당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9. 독자를 위한 체크포인트: 논란을 접할 때 무엇을 봐야 하나
이번 류근 관련 논쟁은, 논란성 발언을 소비하는 우리의 태도 역시 돌아보게 합니다. 사용자가 스스로 점검해볼 지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캡처 이미지·짧은 문장만 보고 판단하지 않았는가
- 원문과 전체 맥락을 확인했는가
- 비판 과정에서 또 다른 2차 가해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 정치 진영싸움에 휩쓸려, 정작 피해자 관점을 놓치고 있지 않은가
특히 성폭력·학폭·소년원과 같은 민감한 키워드는, ‘팩트 체크’와 ‘피해자 존중’이라는 두 기준을 동시에 지켜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10. ‘류근 논란’이 던진 사회적 과제
이번 사안은 단순히 한 시인의 설화(舌禍)가 아니라, 한국 사회에 뿌리 깊은 폭력 범죄 인식을 드러낸 사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소년원쯤은 다녀올 수 있는 청춘의 흔적”, “전과 몇 개쯤은 있어도 괜찮다”는 식의 인식은, 피해자를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어내고 가해자의 서사를 중심에 놓는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예술·문학계 안에서도 표현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을 둘러싼 논의가 한층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강렬한 수사와 도발적 표현이 곧 ‘진보성’이나 ‘저항성’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류근을 둘러싼 이번 논란이, 우리가 청춘·범죄·용서·책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