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오전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경주 보문관광단지 상공을 선회했습니다.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는 순식간에 안보 요충지로 변모했습니다. 하늘을 가르는 마린원은 그 자체로 외교 무대의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마린원은 통상 미국 대통령이 탑승하는 순간에만 부여되는 호출부호입니다. 헬기 기종은 신형 VH-92A 시코르스키로, 최고 시속 306km를 자랑합니다.
이번 방한에는 동일 기종 2대가 편대로 움직여 ‘디코이(Decoy)’ 전술을 구현했습니다. 레이더 교란 장비와 지대공 미사일 대응 시스템도 탑재돼 있습니다.
“마린원 편대가 뜨는 순간, 반경 5㎞ 공역이 즉시 풋 노 플라이(비행 금지구역)로 전환됩니다.” – 국방부 관계자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 요코스카 해군기지에서도 다카이치 총리와 함께 마린원에 동승했습니다. 외국 정상이 동일 기체에 탑승한 것은 극히 드문 사례로, 이번 미·일 동맹 과시를 상징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경주 상공에서도 마린원의 선회 궤적은 실시간 항공 추적 앱에서 완전히 지워졌습니다. 이는 전파 방해 장치와 암호화된 ADS-B 신호가 동시에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헬기 착륙 예정지 주변 500m에는 펜스가 설치됐고, ‘더 비스트’라 불리는 전용 리무진이 대기했습니다. 차량 내부는 화학·생물학 방호 기능을 갖춘 것으로 유명합니다.
마린원은 1957년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 처음 도입됐습니다. 이후 68년간 안전 사고 제로라는 기록을 유지해 왔습니다.
과거 오바마 행정부 때는 VH-3D 기체 노후화로 공백이 우려됐으나, 트럼프 정부에서 신형 도입이 급물살을 탔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코르스키-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됐습니다.

일부 방산 전문가는 “마린원이 실전에 배치된다는 것은 곧 미국 대통령이 지상뿐 아니라 공중에서도 완벽한 지휘권을 행사한다는 증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에도 미 해병대 제1헬기대 소속 70명 이상이 경주에 배치됐습니다. 연료·부품·암호 통신 장비를 실은 C-17 수송기가 이미 사전 전개를 마쳤습니다.
경북경찰청은 “마린원 이·착륙 시각에 맞춰 사이렌을 울려 시민 이동을 통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시민들은 지정 구역 외 출입을 삼가야 합니다.
마린원의 친환경 업그레이드도 눈길을 끕니다.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SAF(지속가능 항공 연료)를 일정 비율 혼합해 사용하고, 소음 저감 로터 블레이드를 적용했습니다.
군사·외교 전문가들은 “마린원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미국의 기술력·외교력·상징성을 압축한 하늘 위의 백악관”이라고 평가합니다.
APEC 회의가 마무리되는 31일까지 경주 상공에서는 하루 2회 이상 시범 기동이 예정돼 있습니다. 항공 마니아들은 북측 파고다 전망대 일대가 관측 명소로 꼽히지만, 보안 구역 침입은 형사 처벌 대상이니 주의해야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