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67’, 틱톡 세대의 새 은어가 되다: 패스트푸드점 메뉴 교체까지 부른 ‘6-7’ 밈 현상 분석
작성자: 라이브이슈KR 취재팀
최근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 인앤아웃(In-N-Out)이 주문 시스템에서 숫자 ‘67’을 사실상 퇴출했다는 해외 보도가 이어지면서, ‘6-7’ 밈이 전 세계 Z세대·알파세대 문화의 상징처럼 회자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숫자 놀이처럼 보이지만, 숫자 67이 메뉴판과 주문 번호에서 사라질 정도로 파급력이 커졌다는 점에서 기업·학부모·플랫폼 모두가 이 현상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앤아웃이 ‘67’을 뺀 이유…패스트푸드점이 흔들린 밈 문화

미국 지역 방송과 영국 일간지 더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 보도에 따르면, 인앤아웃은 최근 매장 주문 티켓 시스템에서 숫자 ‘67’ 조합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도록 내부 조정을 했습니다.
현지 매장 직원들은 “10대 손님들이 ‘67’ 번호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해당 번호가 나오면 일제히 촬영하고 소리를 질렀다”는 후기를 전하며, 업무 방해와 다른 손님 민원이 누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이들과 10대들이 ‘6-7’ 밈을 따라 하기 위해 67번을 집착적으로 요구했고, 결국 회사가 번호 체계를 조정했다.”
– 미국 현지 매장 직원 증언 내용 요약
이 같은 조치가 알려지면서 숫자 67 자체가 온라인에서 더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역설적 홍보 효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6-7’ 밈은 무엇인가…숫자 67이 은어가 되는 과정
해외 매체들은 이번 현상의 배경에 소셜미디어, 특히 틱톡(TikTok)·쇼츠 기반의 짧은 영상 문화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10대들 사이에서 ‘6-7’이라는 숫자 조합이 특정 상황을 암시하는 은어·슬랭으로 퍼지면서, 숫자 67이 등장하는 순간을 영상으로 찍어 공유하는 놀이가 확산됐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주문 번호 67을 받으면 반드시 촬영해서 올려야 한다”는 일종의 챌린지 문화가 만들어졌고, 인앤아웃 매장이 그 ‘촬영 스팟’으로 기능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숫자 67을 둘러싼 또 다른 의미들: 제품명·등번호·노선 번호까지
흥미롭게도 숫자 67은 소셜미디어 밈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미국 워싱턴 대학교 미식축구팀 로스터를 보면, 공격 라인맨 Aidan Anderson의 등번호가 ‘67’로 표기돼 있습니다1. 스포츠 팬덤 안에서는 이처럼 선수 등번호 67이 또 다른 팬 문화의 상징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미국 뉴저지 교통국(NJ Transit)에는 번호 ‘67’번 버스 노선이 존재하며2, 지역 주민에게는 단순한 버스 번호가 아니라 출퇴근과 일상을 연결하는 상징적 코드로 쓰이고 있습니다.
소비재 시장에서도 숫자 67은 상품명으로 적극 활용됩니다. 브라질 향수 브랜드 솔 데 자네이루(Sol de Janeiro)는 ‘Cheirosa 67 Perfume Mist’라는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해 팬덤을 형성했습니다3.

자동차 애프터마켓과 인테리어 시장에서도 67인치 전기 벽난로, 1967년식(67-77년) 포드 F250 부품 등, 숫자 67이 제품 이름 속 고유 식별자처럼 쓰이는 사례가 여럿 확인됩니다.
Z·알파세대가 숫자와 밈을 소비하는 방식
전문가들은 ‘6-7’ 밈과 숫자 67 현상을 통해, 젊은 세대가 디지털 환경에서 의미를 만들고 공유하는 방식을 읽을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첫째, 숫자 자체가 하나의 ‘밈 언어’로 쓰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문장이나 단어(예: LOL, OMG)가 주로 슬랭으로 소비됐다면, 이제는 67·143·404처럼 숫자 조합 자체가 감정·상황을 상징합니다.
둘째, 이런 숫자 밈은 오프라인 공간을 ‘놀이 무대’로 전환합니다. 인앤아웃 매장처럼 실제 상점·학교·대중교통에서 숫자 67이 뜨는 순간을 캡처하는 행위가 하나의 참여형 놀이가 된 것입니다.
셋째, 밈의 수명은 짧지만, 플랫폼 간 확산 속도는 매우 빠르다는 점입니다. ‘6-7’ 밈도 특정 지역·플랫폼에서 시작됐지만, 순식간에 글로벌 미디어 기사와 기업 정책 변화로 이어졌습니다.
기업이 숫자 밈에 대응할 때 고려해야 할 점
인앤아웃 사례는 숫자 67을 둘러싼 온라인 밈이 실제 비즈니스 운영과 고객 경험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 업무 효율: 특정 번호에 대한 과도한 요청·촬영으로 직원 업무가 지연될 수 있습니다.
- 다른 고객 불편: 번호 67이 나올 때마다 함성·촬영이 이어지면, 조용한 식사를 원하는 손님에게 부담이 됩니다.
- 브랜딩 리스크: 밈의 의미가 시간이 지나 부정적 콘텐츠와 연결될 경우,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업이 숫자 67과 같은 밈을 적절히 수용하면 MZ·알파세대와의 소통 계기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일부 브랜드는 특정 숫자를 활용해 한정판 메뉴·프로모션 데이를 여는 방식으로 젊은 층 참여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다만, 밈의 의미와 사회적 파장을 정확히 이해한 뒤 시도해야 한다는 점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입니다.
학부모와 학교가 알아둘 ‘67 밈’ 세대 소통법
숫자 67과 ‘6-7’ 밈 현상은 한국 학부모·교사에게도 디지털 세대 이해의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PS 067 Discovery School’, ‘Lake Forest District 67’ 등 학교 이름과 학군 번호에 이미 67이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4,5. 이처럼 숫자는 교육 현장에서도 자연스러운 식별자입니다.
전문가들은 “숫자 밈 자체를 곧바로 부정하기보다는, 아이들이 어떤 맥락에서 웃고 즐기는지 먼저 묻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 아이들이 자주 쓰는 숫자·약어·밈의 의미를 함께 찾아보는 활동을 제안합니다.
- 온라인 챌린지에 참여할 때 지켜야 할 기본 안전 수칙을 함께 정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 학교·가정에서 “왜 이 숫자 67이 유행인지”를 주제로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숫자 67, 우연인가 필연인가…디지털 시대의 ‘코드’가 된 숫자들
숫자 67은 이번 ‘6-7’ 밈 이전에도 역사·과학·문화 속에 다양하게 등장해 왔습니다. 다만 디지털 시대에는 이 같은 숫자들이 곧바로 ‘코드’와 ‘태그’ 역할을 하면서, 밈으로 재해석되는 속도가 빠릅니다.
이는 단순한 장난을 넘어, 숫자가 곧 정체성과 소속감을 상징하는 디지털 배지처럼 쓰이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누군가에게 67은 최애 선수의 등번호, 다른 이에게는 즐겨 찾는 버스 번호, 또 다른 이에게는 함께 웃었던 밈의 기억이 됩니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67’ 이후 다음 숫자는?
전문가들은 ‘67’ 현상은 일시적으로 잦아들 수 있지만, 비슷한 구조의 숫자 밈은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플랫폼 알고리즘이 짧고 반복 가능한 코드를 선호하고, 이용자들이 그 코드를 중심으로 놀이·집단 정체성·상업 활동을 이어가기 때문입니다.
기업과 학교, 그리고 정책 당국은 향후에도 특정 숫자·이모지·짧은 단어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는 순간에 대비한 모니터링과 가이드라인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 숫자 67이 던지는 질문
‘67’이라는 평범한 숫자가 인앤아웃의 주문 시스템을 바꾸고, 글로벌 언론의 기사로 확산된 지금, 우리에게 남는 질문은 단순합니다.
“우리는 10대·20대가 사용하는 디지털 언어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새로운 밈이 기업과 학교, 일상을 바꿀 때 어디까지 수용하고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가?”
숫자 67을 둘러싼 밈 현상은, 결국 세대 간 소통과 디지털 문화 이해라는 오래된 숙제를 다시 우리 앞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숫자 67의 유행은 언젠가 지나가겠지만, 숫자와 코드로 소통하는 세대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입니다. 이들의 언어를 이해하려는 시도 자체가, 다음 ‘67’을 둘러싼 갈등을 줄이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