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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몰라요”…AI로 다시 만난 하일성, 그리움이 부른 디지털 복원

라이브이슈KR | 스포츠·e스포츠 취재팀

KBS 뉴스 화면에 비친 AI로 복원된 하일성
▲ KBS 뉴스에 소개된 고(故) 하일성 전 KBS 야구 해설위원의 AI 복원 영상 장면. ⓒ KBS / YouTube 갈무리

한국 프로야구 팬들에게 익숙한 멘트인 “야구 몰라요”가 다시 경기장 안팎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구수한 입담과 해박한 분석으로 사랑받았던 고(故) 하일성 전 KBS 야구 해설위원입니다.

최근 2025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 하일성 해설위원이 인공지능(AI) 기술로 복원된 ‘버추얼 휴먼’으로 등장해 축사를 전하면서, 야구계와 팬들 사이에 깊은 울림을 남기고 있습니다.


일구상 시상식, 스크린 속에서 다시 만난 하일성

일구회가 주관한 2025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는 ‘끝판왕’ 오승환의 일구대상 수상과 더불어, 하일성 AI 축사 영상이 가장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시상식 현장 스크린에는 생전 모습 그대로의 하일성 해설위원이 등장해, 특유의 말투와 억양으로 야구 원로와 후배 선수들을 향한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영상은 “저의 영원한 멘토 김인식 감독님…”으로 시작하며, 오랜 동료와 선후배에 대한 애정을 담아냈습니다.

“저의 영원한 멘토 김인식 감독님, 형님 건강 챙기셔. 나와의 만남 늦어져도 되니까요. 아울러 성근이형, 나 여기서도 불꽃야구 매일 챙겨봐요!”* KBS 뉴스 영상 발췌

짧은 한마디, 한마디마다 야구 원로 모임프로야구 원로에 대한 존중이 묻어났으며, 객석에서는 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터져 나왔습니다.

일구상 시상식 현장과 하일성 AI 영상
▲ 일구상 시상식장에서 상영된 하일성 해설위원 AI 축사. ⓒ 네이트 뉴스 / 디지털데일리 제공

AI로 복원된 하일성, 어떻게 구현됐나

이번 하일성 AI 복원 프로젝트는 온라인 추모 서비스 전문 기업 다큐다가 중심이 되어 진행했습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생전 하일성 해설위원의 사진과 과거 중계 음성을 기반으로 음성 합성영상 합성 기술을 결합한 형태였습니다.

AI는 방대한 과거 해설 데이터 속 발음·억양·말버릇을 학습해, 마치 실제 중계석에서 마이크를 잡은 듯한 목소리를 재현했습니다. 화면 속 얼굴 역시 고해상도 사진과 영상 캡처를 바탕으로 자연스러운 표정과 입 모양을 구현했습니다.

핵심 포인트 AI 복원
· 데이터 기반: 해설 영상·음성·사진을 통합 학습합니다.
· 음성 합성: 억양, 속도, 감정을 최대한 유사하게 재현합니다.
· 얼굴 합성: 입 모양·시선·표정을 문장에 맞춰 실시간으로 매칭합니다.

이처럼 버추얼 휴먼디지털 휴먼 기술이 결합되면서, 야구해설가 하일성은 다시 한 번 팬들 앞에 서게 됐습니다.

다큐다와 일구상 시상식 온라인 추모관
▲ 다큐다가 선보인 온라인 추모관 관련 이미지. ⓒ 이데일리

온라인 추모와 일구회, AI가 만든 새로운 기억의 방식

이번 하일성 AI 축사는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온라인 추모 문화스포츠 레전드 기념을 결합한 시도로 평가됩니다. 일구회와 다큐다 측은 “야구계에 헌신한 고인을 기리기 위해 후배 야구인의 진심을 담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온라인 추모관을 통해 팬들은 하일성 해설위원의 사진, 중계 명장면, 인터뷰 등을 다시 보며, 댓글과 추모 메시지를 남길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이는 프로야구 레전드 온라인 아카이브의 출발점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하일성이 남긴 것, ‘야구 몰라요’ 그 이상의 유산

하일성이라는 이름은 한국 프로야구 중계의 한 시대를 상징합니다. 그는 특유의 직설적인 해설생활 밀착형 비유로 팬들에게 다가갔습니다.

특히 “야구 몰라요”라는 멘트는 승부의 예측 불가능성을 전하는 동시에, 야구의 매력을 함축하는 표현으로 남았습니다. 이번 AI 복원 이슈가 주목받는 이유도, 단순히 유명인의 얼굴을 불러냈기 때문이 아니라, 야구에 대한 그의 철학과 언어가 다시 살아났기 때문입니다.

야구 팬들 사이에서는 “하일성이 해설하던 시절이 그립다”, “AI라도 다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다행이다”와 같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레전드 복원’ 확산될까…스포츠계가 주목하는 이유

하일성 AI 복원 사례는 앞으로 다른 스포츠 레전드 추모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전설적인 선수나 감독의 목소리를 복원한 사례가 등장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야구, 축구, 농구 등 종목을 가리지 않고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야구 원로회·선수협·프로구단 등은 구단 역사와 레전드 스토리를 팬에게 전달하기 위해 디지털 아카이브가상 해설 콘텐츠를 검토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팬 입장에서는 “하일성이 다시 해설하는 한국시리즈 요약 영상”과 같은 콘텐츠를 상상해볼 수 있으며, 이는 프로야구 역사 교육팬 경험을 동시에 확장하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AI 추모, 감동과 함께 따라붙는 윤리적 논쟁

그러나 AI 고인 복원에는 항상 윤리적 쟁점도 뒤따릅니다. 당사자는 이미 세상에 없고, 가족과 유족, 동료의 동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아직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 하일성 AI 프로젝트의 경우, 관련 보도들은 유족과 야구계의 협의를 거쳐 진행됐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고인의 가치관, 생전 의사, 가족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AI 추모 서비스 체크포인트
· 유족 및 이해관계자의 명시적 동의 여부
· 상업적 이용 범위와 기간 설정
· 고인의 이미지를 왜곡하지 않기 위한 편집 기준 마련
· AI 생성물임을 분명히 알리는 고지 의무

야구 팬들이 느끼는 감동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런 원칙과 기준이 구체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프로야구와 AI, ‘기억을 기술로 잇는’ 시대

하일성 해설위원의 AI 축사스포츠와 인공지능 기술이 만났을 때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장면을 잘 보여줍니다. 관중석과 시상식장을 가득 메운 감탄과 탄식, 그리고 박수는, 기술이 차가운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한국 프로야구는 이제 데이터 분석, AI 스트라이크존, 자동 기록 시스템을 넘어, 서사와 기억의 영역에서도 인공지능과 함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출발점에 하일성이라는 이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의 상징적인 멘트처럼, “야구 몰라요”라는 말은 이제 AI와 함께 새롭게 쓰이는 한국 야구의 다음 챕터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 이 기사는 KBS, 네이트 뉴스, 디지털데일리, 이데일리 등 공개된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