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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허철, 조진웅 폭행 일화 고백 이후…‘용서’가 던진 복잡한 질문들

작성자: 라이브이슈KR 취재팀 | 기사입력: 2025-12-09

조진웅 관련 보도 이미지
사진=중앙일보 보도 화면 캡처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허철이 과거 배우 조진웅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뒤, 다시 한 번 ‘가해·피해’와 ‘용서’의 의미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허철 감독은 자신의 SNS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2014년 어느 날 처음 보는 자리에서 일방적으로 얼굴을 맞았다는 취지의 폭로를 내놓았고, 이후 “그러나 용서하겠다”는 메시지까지 전하며 복잡한 여론을 낳고 있습니다.

허철 감독은 누구인가…독립·다큐멘터리 현장의 목소리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선 허철 감독은 상업 영화보다는 다큐멘터리와 독립 영화 현장에서 활동해 온 연출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형 상업영화 감독처럼 대중에게 널리 얼굴이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영화계 내부에서는 꾸준히 제작과 기획을 병행해 온 현장형 감독으로 평가돼 왔습니다.

“내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한 사람” 허철이 밝힌 폭행 당시 상황

허철 감독의 입장에 따르면, 폭행 사건은 약 2014년경 한 술자리에서 벌어졌다고 전해집니다.

“2014년 어느 날, 내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한 사람이 있다. 반격할 틈도 없이 주변에서 말려서, 아주 짧은 시간에 많이 맞았던 기억이 있다.”※ 허철 감독 SNS 글 일부 인용

허철 감독은 이 인물이 바로 배우 조진웅이었다고 실명을 밝히며, 자신이 별다른 잘못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유 없이 일방적 폭행을 당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그 자리에 있던 매니저가 대신 무릎을 꿇고 사과했으나, 정작 본인에게는 정식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습니다.

또 다른 피해 정황…“얼음을 붓고 때렸다”는 증언

허철 감독의 폭로 이후, 추가 정황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습니다.

여러 보도와 SNS 내용을 종합하면, 허 감독은 같은 밤 다른 젊은 배우에게 얼음을 붓고 폭행이 이어졌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날 밤 조진웅은 다른 젊은 배우(지금은 유명 배우가 된)에게 얼음을 붓고 때렸다고 들었다. 그것도 내가 사과하러 오길 옆 가게에서 기다리는 와중에 있었다는 말이었다.”

이러한 서술은 당시 상황이 단순한 다툼을 넘어, 술자리에서 반복적으로 폭력이 행사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허철 감독 폭로 관련 기사 이미지
사진=오토트리뷴 기사 캡처

“중학교 때 이후 처음 맞았다”…심리적 후유증도 호소

허철 감독은 자신의 글에서 “중학교 때 친구와 주먹다짐을 한 이후, 어른이 되어 처음으로 맞았다”고 적으며 당시 충격을 강조했습니다.

이후 그는 방송과 영화에서 조진웅의 얼굴만 나오면 채널을 돌리게 될 정도의 불편함과 분노를 겪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는 연예계에서 자주 언급되는 ‘가해-피해 관계에서 오는 장기적 심리 후유증’의 전형적인 사례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용서하겠다”던 허철…논란의 핵심 문장

이번 사안에서 대중의 눈길을 가장 끈 부분은, 허철 감독이 폭행 사실을 밝히면서도 “그러나 조진웅을 이해하게 됐고, 용서하고 싶다”는 논조를 취했다는 점입니다.

그는 최근 불거진 조진웅의 다른 범죄·논란 보도를 접한 뒤, “그의 과거 이력을 보고 마음속에서 다른 마음이 올라왔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그날의 폭행은 분명 부당했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가 인간적으로 무너져 가는 모습을 보며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취지 요약

이와 같은 태도는 일부에게는 성숙한 용서로, 또 다른 일부에게는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 속 자가 검열로 읽히고 있습니다.

피해자의 용서 vs. 사회적 책임…엇갈리는 시선

허철 감독의 폭로와 동시에 나온 ‘용서’ 발언은, 한국 사회가 반복해서 마주해 온 두 가지 질문을 다시 꺼내 들게 합니다.

첫째, 개인의 용서법·사회적 책임은 어디까지 별개로 봐야 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둘째, 연예인의 과거 폭력과 범죄 의혹이 밝혀졌을 때, 산업 전체가 어떤 기준으로 재출연·복귀를 허용할 것인가 하는 논쟁입니다.

허철 감독이 “복귀를 바란다”는 뉘앙스를 흘린 부분은, “피해자가 용서했다고 해서 사회적 책임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반론과 부딪히고 있습니다.

네이트 뉴스 허철 관련 기사
사진=네이트 연예(스포츠서울 DB) 캡처

온라인 여론 “쿨한 용서” vs “또 다른 2차 가해 구조”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허철 감독을 향해 상반된 평가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일부는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차분하게 정리해 용서를 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라며 그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이렇게 피해자가 용서를 선언하면 ‘괜찮은 일’처럼 보이게 만들어, 비슷한 폭력 피해를 입은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특히 최근 연예계에서 드러난 소년범 전력, 성범죄, 폭력 사건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상황에서, 허철 감독의 발언은 “연예인 봐주기 프레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낳고 있습니다.

법적 공방 가능성은? 현재까지 알려진 상황

현재까지 공개된 기사와 SNS 내용만으로 보면, 허철 감독 측이 별도의 고소나 민·형사상 절차를 밟고 있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글에서 이미 사건이 오래전 일이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기보다는 개인의 경험을 기록하고 싶다는 분위기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다만, 폭행 주장이 ‘실명’을 동반한 만큼, 향후 관련 당사자들의 추가 입장 표명 여부에 따라 명예훼손·사실관계 다툼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반복되는 연예계 폭력 논란…왜 허철 사례에 주목하나

연예계에서는 그간 학교폭력, 촬영 현장 폭행, 술자리 폭행 등 여러 형태의 폭력 논란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그중 상당수는 권력 관계가 존재하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피해자가 업계에서 배제될 것을 우려해 뒤늦게서야 입을 여는 패턴이 공통적으로 관찰됩니다.

허철 감독 역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배우에 비해 취약한 위치였다는 점에서, 이번 폭로는 한국 영화계의 수직적 구조와 술자리 문화를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안전선은 무엇인가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영화·방송 업계가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신고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 공식 회식·행사에서의 음주 강요 및 폭력 금지 조항 명문화
  • 신입 스태프·감독·배우를 위한 폭력 예방 교육 및 신고 창구 안내
  • 사건 발생 시 소속사·제작사가 신속한 사실 확인과 피해자 보호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내부 규정

허철 감독의 경험은 단순한 과거 일화가 아니라, 현장에서 누구나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다시 질문하게 만드는 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중이 기억해야 할 지점…‘인간 허철’의 경험이 주는 메시지

허철 감독의 글에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처와 함께, 자신의 분노를 어떻게 사회적 언어로 번역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그는 한편으로는 분명한 피해를 이야기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제는 이해하고 싶다, 용서하고 싶다”는 말을 꺼냈습니다.

이 모순된 듯 보이는 감정은, 폭력 피해자가 세월이 지난 뒤에도 겪게 되는 복합애증, 트라우마, 그리고 자기 보호의 심리로도 읽힙니다.

허철 사건이 남긴 과제…연예계와 우리 사회의 숙제

이번 허철 감독 폭행 고백은 한 개인과 한 배우의 관계를 넘어, 권력 불균형 속에서 발생한 폭력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꺼내 들게 했습니다.

허철 감독의 선택처럼 “용서”를 말할 자유도 존중되어야 하지만, 동시에 비슷한 폭력 피해를 겪은 이들이 두려움 없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 역시 중요합니다.

연예계와 영화계, 그리고 대중은 이제 허철이 공론장에 던진 경험과 감정을 계기로, 폭력과 권력, 책임과 복귀를 둘러싼 보다 성숙한 논의를 이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 이 기사는 허철 감독 관련 주요 언론 보도와 공개된 SNS 글 내용을 토대로 구성했습니다. 개별 당사자의 추가 해명이나 법적 판단에 따라 향후 사실관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