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X’ 속 백아진, 왜 이렇게까지 강렬했나: 이름·얼굴·결말로 읽는 독보적 악녀의 탄생
라이브이슈KR · 문화팀 취재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친애하는 X’가 최종회를 공개하면서, 작품의 중심에 선 인물 백아진이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외모와 냉혹한 야망을 동시에 지닌 이 캐릭터는 단순한 악녀를 넘어, 이름과 얼굴, 욕망과 족쇄라는 상징을 통해 많은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지옥에서 정상까지, ‘가면을 쓴 여자’의 서사
‘친애하는 X’는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는 여자 백아진과, 그녀에게 짓밟힌 이른바 ‘X’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작중에서 백아진은 “가면을 쓴 여자”로 소개되며, 욕망의 정점을 향해 질주하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아름다운 얼굴 뒤에 잔혹한 본색을 숨긴 백아진의 파멸, 그를 지키고자 지옥을 택한 윤준서의 사랑을 보여준다.”
— 드라마 소개 기사 중에서
지난 9·10화에서는 서미리의 폭로로 추락 위기에 몰렸다가, 문도혁을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전개가 그려졌습니다.
이어 최종회인 11·12화에서는 백아진의 파멸과 해방이 동시에 겹쳐지는 결말이 펼쳐지며, 시청자들의 격렬한 토론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김유정 아닌 백아진은 상상 불가”라는 반응까지 😈
배우 김유정이 연기한 백아진은 방영 내내 “인생 캐릭터”라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여러 매체는 “김유정이 아닌 백아진은 상상할 수 없다”라며, 배우와 캐릭터가 거의 완전히 합쳐진 듯한 싱크로율을 강조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X(옛 트위터)에는 “유정이가 백아진을 해 줘서 너무 좋았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소름 돋는 연기였다”는 반응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특히 미세한 표정 변화와 차갑게 가라앉은 톤을 통해, 아름다운 껍데기와 잔혹한 본색이 교차하는 순간들을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고 있습니다.
이름이 곧 족쇄였던 인물, “백아진이라는 이름의 무게”
최종회 공개 후 가장 많이 회자되는 문장은 “백아진이라는 이름이 그의 삶의 족쇄였다”는 팬들의 해석입니다.
작품 속에서 백아진이라는 이름은 성공한 인플루언서, 재벌가 이미지, 수많은 스캔들과 함께 기억됩니다.
“그 이름을 알고 그 행적을 아는 모두가 족쇄인 삶, 결국 실종·사망 처리로도 풀 수 없던 족쇄를 스스로 끊어내고 자유로워진 백아진.”※시청자 해석
시청자들은 이름을 버리는 행위를, 단순한 도피가 아닌 자기 인생을 되찾기 위한 급진적 선택으로 읽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결말을 두고 “처절한 악인으로서의 완주이자, 동시에 인간으로서 처음 누리는 자유”라는 상반된 평가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껍데기” vs “아무도 무시하지 못하는 삶”
백아진을 두고 팬들이 가장 많이 인용하는 또 다른 키워드는 “껍데기”입니다.
한 이용자는 “모두가 예쁘다고 생각했던 백아진의 껍데기는 정작 본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평했습니다.
작품 속에서 그가 진짜로 욕망한 것은 부와 미모 그 자체가 아니라,
“아무도 나를 무시하지 않고 함부로 버리지 않는 삶”에 가까웠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평범하게 부자에 아름답게 꾸미고 사는 삶이 아니라, 누구도 자신을 함부로 버리지 못하는 위치가 되고 싶었던 인물.”
— 온라인 시청자 평
이 시선에서 보면, 얼굴과 이름을 벗고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결말의 백아진은, 오히려 처음으로 진짜 자신에게 충실해진 캐릭터로 읽히기도 합니다.
원작과 다른 결말, 왜 더 크게 호평받았나
드라마 ‘친애하는 X’ 결말은 원작과 차이를 보이면서도, 팬들 사이에서는 “더 백아진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 시청자는 “끝까지 백아진다워서 원작 결말보다 마음에 든다”고 적으며, 특히 3화와 11화 엔딩이 데칼코마니처럼 겹쳐 보이는 연출을 인상적인 요소로 꼽았습니다.
초반부에는 정상으로 올라가려는 첫 질주였다면, 후반부 엔딩은 모든 족쇄를 끊고 자신만의 길로 사라지는 또 다른 질주로 읽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연출이 “마지막 족쇄까지 스스로 부수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지며, 악녀의 파멸과 해방이 공존하는 결말로 자리 잡았습니다.
“처절한 악인”이면서도 응원받는 캐릭터의 역설
온라인 반응을 모아보면, 백아진은 분명 “처절한 악인”으로 규정됩니다.
주변 인물들을 계단처럼 밟고 올라가며, 관계와 감정을 수단으로 이용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쉽게 용납되지 않는 행동입니다.
그럼에도 팬들은 “결국 모든 족쇄에서 벗어난 결말이 좋았다”, “이 정도로 끝까지 밀어붙인 악녀는 오랜만”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선을 넘는 악행과 동시에, 끝까지 자신의 욕망과 책임을 감수하는 태도가 묘하게 설득력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나 정을 주고, 누구나 사랑했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을 자기 성공을 위한 계단으로 써 버리는 인물, 그게 바로 백아진이다.”
— 시청자 코멘트 재구성
이처럼 혐오와 매혹이 동시에 투사되는 캐릭터는, 최근 K-드라마에서도 흔치 않은 유형입니다.
다른 인물들과의 긴장 관계, ‘X’들의 지옥을 만든 중심
윤준서, 김재오, 서미리, 심성희 등 주변 인물들은 모두 백아진을 중심으로 궤도가 뒤틀린 인물들입니다.
특히 윤준서는 “그를 지키기 위해 지옥을 택한 남자”로, 사랑과 집착, 동조와 희생이 뒤섞인 감정을 보여줍니다.
한편, 온라인에서는 “언제나 조져지는 건 심성희였다”라는 표현이 회자되며, 백아진×심성희 구도의 비극성을 드러낸 팬 메이드 영상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계망 속에서 ‘친애하는 X’의 X들은 모두 각자의 지옥을 살아가지만, 그 지옥의 설계자이자 탈주자로 남는 인물이 바로 백아진입니다.
왜 지금, 왜 이렇게까지 뜨거운가
백아진이라는 캐릭터가 유독 강하게 소비되는 배경에는, 현대 한국 사회의 감정 구조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반응을 살펴보면, 많은 시청자가 “누구나 속으로는 품고 있지만 말하지 못했던 욕망”을 대신 실현하는 인물로 그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결국 아무도 나를 무시하지 못하는 자리에 서고 싶다’, ‘한 번쯤은 완전히 뒤집어엎고 싶다’는 감정이, 극단적으로 극대화된 판타지로 나타난 것이 바로 백아진 서사라는 해석입니다.
그렇기에 시청자들은 그의 파멸을 지켜보면서도, 동시에 그 해방을 부럽게 바라보는 양가적 감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악녀’ 서사의 진화, 피해자가 아닌 설계자로
K-드라마의 전통적인 악녀 캐릭터는 대개 사랑과 복수에 매몰된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백아진은 사랑보다는 지위, 서열, 권력에 훨씬 더 집중하는 캐릭터입니다.
그는 누군가의 사랑을 갈구하는 피해자의 자리에 머물지 않고, 판을 설계하고 룰을 주무르는 사람으로 등장합니다.
이 지점에서 ‘친애하는 X’ 속 백아진은, 기존의 악녀와 구분되는 새로운 유형의 여성 안티히어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엔딩 이후, “어떤 이름으로 어떤 얼굴로 살아갈까”
최종회가 공개된 지금,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은 “엔딩 이후의 백아진”입니다.
실종·사망으로 처리된 뒤, 이름과 얼굴을 벗고 살아갈 그의 다음 삶은 어떨지에 대한 상상과 2차 창작이 활발합니다.
“어떤 이름으로, 어떤 얼굴로, 뭘 하며 살아갈지 너무 궁금하다”
— 온라인 팬 코멘트
이는 곧 ‘친애하는 X’ 결말이 단순한 마침표라기보다, 또 다른 서사의 출발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악녀의 파멸 이후에도, 시청자의 머릿속에서 백아진 세계관은 계속 확장되고 있는 셈입니다.
팬덤과 2차 창작, 스크린 밖에서 계속되는 ‘백아진 월드’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백아진 배우 팬페이지 등 SNS 계정들이 활발하게 이미지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편집 영상(FMV), 팬아트, 엔딩 해석 스레드 등이 이어지며, 캐릭터 소비는 플랫폼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X발 백아진 넌 죽었어”라는 강렬한 대사를 활용한 영상, 심성희와의 관계만을 재편집한 클립 등은 유튜브와 SNS에서 공유되며 캐릭터의 또 다른 읽기를 제안합니다.
이처럼 ‘친애하는 X’의 백아진은 방송이 끝난 뒤에도, 팬덤의 상상력 속에서 계속 살아 움직이는 IP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정리: 왜 우리는 끝까지 백아진에서 눈을 떼지 못했나
첫째, 이름과 얼굴이 곧 족쇄가 되는 시대에, 이를 스스로 끊어낸 인물이라는 상징성이 시청자의 공감을 자극했습니다.
둘째, 단순한 악녀를 넘어 욕망과 책임을 끝까지 감수하는 안티히어로로 완성되면서, 혐오와 매혹을 동시에 이끌어냈습니다.
셋째, 배우 김유정의 연기가 만들어낸 압도적인 싱크로율이, “김유정 아닌 백아진은 상상할 수 없다”는 말까지 낳을 만큼 캐릭터의 설득력을 높였습니다.
넷째, 원작과 차이를 두면서도 “더 백아진다운 결말”을 택한 드라마의 선택이, 긴 여정을 마무리하는 강렬한 한 컷을 남겼습니다.
지금도 온라인에서는 ‘친애하는 X 결말’, ‘백아진 해석’, ‘김유정 연기’를 둘러싼 토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논쟁이 계속되는 한, 백아진은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한 시대가 기억하는 강렬한 여성 캐릭터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