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29, 2025; Inglewood, California, USA; Los Angeles Clippers guard Chris Paul (3) looks to shoot during the second quarter against the Dallas Mavericks at Intuit Dome. Mandatory Credit: Kiyoshi Mio-Imagn Images
‘포인트가드의 교과서’ 크리스 폴, 클리퍼스 전격 방출…라스트 댄스의 끝은 왜 이렇게 잔인했나
라이브이슈KR | IT·스포츠분석팀

NBA 레전드 가드 크리스 폴이 LA 클리퍼스로부터 전격 방출 통보를 받으면서, 예고됐던 라스트 댄스의 끝이 예상보다 훨씬 잔인한 방식으로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NBA 인사에 정통한 크리스 헤인즈 기자는 3일(한국시간) LA 클리퍼스가 베테랑 가드 크리스 폴을 방출(waive)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미 시즌 종료 후 은퇴 선언까지 마친 상황에서 나온 이번 결정은, 선수 개인의 커리어는 물론 클럽과 팬들의 감정선까지 뒤흔드는 이슈로 번지고 있습니다.
은퇴 예고 후 ‘웨이브’ 통보…레전드를 보내는 가장 매정한 방식
크리스 폴 방출 소식이 전해진 장소는 아이러니하게도, 클리퍼스 경기가 열리던 애틀랜타였다고 전해집니다. 현지 커뮤니티와 SNS에는 “원정 경기 중에 웨이브 예정 통보를 받았다”는 후일담이 공유되며 팬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클리퍼스 구단이 이렇게까지 해야 했느냐는 질문이 나옵니다. 팀 레전드에게 시즌 종료를 기다리지도 않고 곧바로 방출을 통보한 결정은 ‘예우 실종’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LA 클리퍼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크리스 폴을 전격 재영입하며 “랍 시티 시절의 향수”를 내세웠습니다. 폴 역시 시즌이 끝난 뒤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사실상의 라스트 댄스를 선언한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규시즌 종료 직후 곧바로 방출 조치가 이뤄지면서, 팀과 선수 사이의 마지막 장면은 냉혹한 비즈니스의 민낯을 드러낸 결말로 남게 됐습니다.
크리스 폴이 남긴 것 ① ‘포인트가드의 교과서’라는 별명
크리스 폴(Chris Paul)은 NBA에서 가장 상징적인 포인트가드 중 한 명이었습니다. 1985년생인 그는 2005년 드래프트 이후 경기 조율, 픽 앤 롤 운영, 클러치 상황 게임 매니지먼트에서 리그 최고 수준의 지능과 기술을 보여주었습니다.
미국 통계 사이트 Basketball-Reference가 제공하는 프로필에 따르면, 폴은 통산 어시스트와 스틸 부문에서 역대 상위권을 지키는 선수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스탯을 넘어, 그는 “포인트가드란 이런 포지션이다”라는 정의 자체를 바꿔놓은 선수로 평가받습니다.

뷰어 입장에서의 장점은 더욱 분명했습니다. 화려한 덩크나 초장거리 3점이 아니더라도, 크리스 폴 경기 하나만 보면 픽 앤 롤 각도, 빅맨 활용법, 하프코트 세트 플레이 운영을 한 편의 강의처럼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크리스 폴이 남긴 것 ② ‘랍 시티’와 클리퍼스 프랜차이즈 재정의
이번 클리퍼스 방출이 더 큰 파장을 불러오는 이유는, 크리스 폴이 단순한 FA 영입 선수가 아니라 클리퍼스의 얼굴을 바꿔놓은 레전드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블레이크 그리핀, 디안드레 조던과 함께 만들어낸 ‘Lob City(랍 시티)’는 한때 클리퍼스를 리그에서 가장 흥미로운 팀 중 하나로 끌어올렸습니다. 화려한 앨리웁 덩크와 빠른 템포, 그리고 폴의 예술적인 패스는 클리퍼스를 “우승 후보”라는 단어와 처음으로 진지하게 엮이게 했습니다.
그래서 현지 팬들은 이번 결정을 두고 “클리퍼스 레전드를 이런 방식으로 보내는 것이 맞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외 커뮤니티에는 “클퍼 팀에서 크리스 폴보다 위상 높은 사람이 별로 없는데 이렇게 방출을 한다고?”라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성적 부진과 연패, 그리고 샐러리캡…방출 배경은?
이번 시즌 클리퍼스는 6연패 → 3연패 → 5연패를 겪으며 크게 흔들렸습니다. 전력 보강과 빅네임 영입에도 불구하고 불안정한 로스터와 부상, 그리고 조직력 부재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베테랑인 크리스 폴 역시 나이와 체력, 기량 저하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1985년생인 그는 이미 리그 평균 연령을 훌쩍 넘긴 노장이었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의 잦은 부상 이력, 높은 연봉, 그리고 팀 리빌딩·재편 계획이 맞물리며 샐러리캡 조정 차원의 방출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순수 실력보다도, 샐러리캡 관리와 로스터 유연성 확보가 이번 결정의 핵심 배경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레전드를 대우하는 방식이 과연 적절했느냐 하는 점입니다.”
일부 팬들은 “이번 시즌 클리퍼스 부진의 책임을 베테랑에게만 돌리는 모양새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합니다. 단기 성적 부진과 구조적인 문제를 한 명의 노장 가드 방출로 정리하려는 듯한 인상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은퇴 예고까지 한 크리스 폴…라스트 댄스 서사가 꼬였다
크리스 폴은 최근 시즌 종료 후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오랜 기간 챔피언십을 향해 달려왔지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한 채 유니폼을 벗게 되는 결말이었습니다.
많은 팬들은 “마지막 시즌만큼은 편하게 보내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라봤습니다. 친정팀 클리퍼스로 돌아온 것도 그 기대를 반영하는 그림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즌 종료 직후 웨이브 통보는 이 ‘라스트 댄스 서사’를 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SNS에서는 “차라리 시즌 전부터 1년 계약-은퇴 투어를 명시했더라면 어땠을까”, “홈 팬들 앞에서 정식 은퇴식까지 치른 뒤 계약 종료를 맞게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크리스 폴 방출’이 던지는 질문 ① 스포츠와 비즈니스의 균형
크리스 폴 방출은 NBA가 철저한 비즈니스 리그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줍니다. 구단 입장에서는 샐러리캡과 로스터 구성, 향후 리빌딩 플랜을 위한 결단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팬과 선수 입장에서는, 특히 프랜차이즈 레전드급 선수에게는 ‘마지막 장면을 어떻게 연출할 것인가’가 하나의 상징적 메시지가 됩니다. 이런 이유로 유럽 축구, MLB, KBO 등 여러 리그에서도 레전드 예우와 비즈니스 사이의 균형이 꾸준히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례는 향후 다른 구단들이 베테랑 스타와의 이별 방식을 설계할 때, “최소한 이 정도는 하지 말자”는 반면교사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크리스 폴 방출’이 던지는 질문 ② 레전드의 가치는 어디까지 숫자로 환산할 수 있나
크리스 폴의 이번 시즌 스탯은 전성기 때와 비교하면 분명 하락세였습니다. 하지만 락커룸 리더십, 전술 이해도, 젊은 선수 멘토링 같은 요소는 수치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실제 많은 클리퍼스 팬들은 “폴이 코트 위에서 뛰지 않아도, 벤치와 라커룸에서 존재 자체로 팀의 기준을 세워준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단이 선택한 결론은 ‘숫자와 캡 스페이스를 우선한 결정’에 가까워 보입니다.
“레전드의 가치를 연봉, PER, WS/48 같은 지표만으로 환산할 수 있는가. 크리스 폴 방출 이슈가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입니다.”
한국 농구·스포츠 팬들이 읽어야 할 포인트
이번 크리스 폴 방출 이슈는 국내 팬들에게도 시사점이 있습니다. KBL과 KBO에서도 팀을 상징하던 선수들이 말년을 타 구단에서 보내거나, 예우 부족 논란 속에 조용히 은퇴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프로 스포츠는 결국 팬들의 감정과 기억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산업입니다. 레전드를 어떻게 대우하는가는 단순한 미담을 넘어, 구단의 브랜드 가치와 장기적인 팬덤 형성에도 직결됩니다.
크리스 폴처럼 리그 전체의 아이콘이었던 선수의 ‘마지막 장면’이 이렇게 매끄럽지 못한 방식으로 마무리되는 것을 지켜보며, 한국 스포츠계 역시 ‘선수와의 작별식’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한번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크리스 폴 이후, 포인트가드 포지션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크리스 폴은 전통적인 플로어 제너럴 유형의 마지막 세대에 가까운 선수였습니다. 최근 NBA에서는 루카 돈치치, 자말 머레이, 카이리 어빙처럼 득점 비중이 높은 콤보형 볼 핸들러가 포인트가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흐름이 강해졌습니다.
이 변화 속에서도 폴은 “공간을 읽고 팀을 움직이는 1번”이라는 역할의 가치를 꾸준히 증명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은퇴와 방출은 단지 한 선수의 커리어가 끝난 사건을 넘어, 포인트가드 포지션의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앞으로 리그가 어떤 유형의 가드를 중심에 놓을 것인지, 그리고 크리스 폴 스타일의 전통적 PG가 다시 등장할 수 있을지 역시 농구 팬들이 지켜볼 흥미로운 포인트입니다.
정리: ‘크리스 폴 방출’은 하나의 커리어가 끝나는 방식에 대한 논쟁이다
크리스 폴 방출 소식은 단순한 로스터 변동 뉴스가 아닙니다. 이는 한 시대를 정의한 포인트가드의 마지막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그리고 구단은 자신의 레전드를 어떤 방식으로 대우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사건입니다.
확실한 것은, 클리퍼스와 NBA, 그리고 전 세계 농구 팬들의 기억 속에서 크리스 폴은 여전히 “포인트가드의 교과서”로 남는다는 사실입니다. 웨이브 통보의 타이밍과 방식이 어땠든, 그가 20년 가까이 쌓아올린 경기력과 리더십의 가치는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농구를 사랑하는 팬이라면, 지금이야말로 크리스 폴의 지난 경기들을 다시 찾아보며 ‘포인트가드라는 포지션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곱씹어볼 만한 시점입니다. 그리고 각자의 마음속에서만큼은, 그에게 조금 더 따뜻한 라스트 댄스의 박수를 보내줄 수 있을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