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0500878

‘2040년 수능 폐지’ 제안이 공식화되면서 한국 대입 제도 논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2033학년도 내신·수능 절대평가 전환204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폐지를 골자로 한 구상을 내놓으면서, 오랜 기간 유지돼 온 수능 중심 대입 틀을 근본적으로 바꿀지를 둘러싸고 격렬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영어 영역이 이른바 ‘불수능’ 논란을 일으키며 난이도 조절 실패 비판을 받았고, 결국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사퇴하는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이제 수능을 개편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서울교육청 수능 폐지 관련 발표 자료
▲ 서울시교육청이 제안한 ‘미래형 대입 제도’ 구상안 관련 보도 화면. (이미지 출처: 한겨레)


1. 서울교육청이 제안한 ‘2040 수능 폐지’ 구상의 핵심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이른바 ‘미래형 대입 제도 제안’의 골자는 단계적 수능 개편을 거쳐 2040학년도에 수능을 폐지하고, 학교 교육과정 성취 중심 평가로 대입을 전환하자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로드맵이 제시되었습니다.

  • 1단계(현 고1부터) : 고교학점제와 5등급 상대평가 체제가 적용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택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해 과도한 등급 경쟁을 완화하자는 방안입니다.
  • 2단계(2033학년도 수능) : 내신과 수능 모두를 절대평가 체제로 바꾸어, 학생들이 특정 등수 경쟁보다 교육과정 성취 기준을 충족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자는 방향입니다.
  • 3단계(2040학년도 이후) : 수능을 폐지하고, 고교 교육과정 이수·성취 결과, 학교생활기록부, 서·논술형 평가 등 다양한 평가를 기반으로 대학이 학생을 선발하는 체제를 지향한다는 구상입니다.

서울교육청은 이러한 수능 폐지 로드맵이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고, 고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하는 학생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2. ‘불수능’ 영어 논란이 촉발한 수능 폐지 요구

이번 수능 폐지 논쟁의 직접적인 배경에는 올해 수능 영어 영역 난이도 논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답률이 80%를 넘는 문제(영어 34번)가 지적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이미 수능이 변별이 아니라 복불복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졌습니다.

논란 끝에 수능 출제 기관 수장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난이도 조절 실패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수능 제도 전반에 대한 불신이 다시 한번 부각되었습니다. 이 틈을 타 “차라리 수능을 없애고 새로운 대입 제도를 만들자”는 수능 폐지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수능 영어 불수능 관련 KBS 뉴스 화면
▲ ‘영어 불수능’ 논란과 평가원장 사퇴를 보도한 공영방송 뉴스 화면. (이미지 출처: KBS)


3. 수능 폐지 찬성 측 논리: “사교육 부담·점수 줄세우기 완화”

수능 폐지 찬성론은 크게 세 가지 이유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1. 사교육비 부담 완화입니다. 수능 고득점을 위한 입시 사교육이 고액화·조기화되면서, 가계 부담과 교육 격차를 키운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습니다.
  2. 점수 중심 줄세우기 경쟁 해소입니다. 수능은 전국 단일 시험이라는 장점과 함께, 1점 차이로 인생이 갈린다는 인식을 심어 과도한 경쟁과 불안, 심리적 압박을 유발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3. 학교 교육과정 정상화입니다. 수능 출제범위에 맞추기 위한 ‘수능형 수업’이 확산되면서, 토론·프로젝트·융합 교육 등 미래 역량 교육이 위축되어 왔다는 지적도 꾸준했습니다.

찬성 측은 “수능 폐지는 곧바로 혼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고교학점제와 절대평가, 서·논술형 평가 등으로 평가 방식을 다변화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합니다.


4. 반대 측 우려: “수능 폐지, 금수저·빽수저 시대 열릴 것”

반면 수능 폐지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수능 폐지해놓고 내신·학교 재량으로 돌리면 금수저·빽수저 세상이 열린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수능 폐지 반대론은 다음과 같은 점을 우려합니다.

  • 지역·학교·교사에 따른 내신 신뢰도 격차입니다. 정량화된 전국 단일 시험이 사라질 경우, 학교별 내신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 부모 배경·인맥이 더 크게 작용할 가능성입니다. 학교장 추천, 비교과 활동, 자기소개서·포트폴리오 비중이 커지면, 정보를 먼저 접하고 준비할 수 있는 상위 계층의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 대학의 선발 부담·혼란입니다. 수능이라는 통일된 기준이 사라질 경우, 대학들이 개별 시험·서류 평가를 확대해 ‘입시 전형 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일부 교육 전문가들은

“수능의 문제를 인정하더라도, 완전 폐지보다는 공정성과 교육적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의 개편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합니다.


5. 절대평가·서·논술형 수능 도입 논의

서울교육청은 2040 수능 폐지를 제안하면서도, 그 이전 단계로 ‘절대평가 수능’과 ‘서·논술형 평가’ 도입을 함께 언급했습니다. 이는 “단번에 없애기보다, 수능의 성격을 자격고사·역량 평가 형태로 바꾸는 과도기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절대평가 수능은 일정 기준 이상을 충족하면 모두 같은 등급을 받는 방식으로, 변별을 위한 초고난도 문항 출제를 줄이고, 과도한 서열화를 완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서·논술형 수능은 단순 정답 찾기가 아니라 사고력·표현력·통합적 이해력을 평가 대상으로 삼는 것이 특징입니다.

수능 관련 브리핑 장면
▲ 수능 운영과 향후 제도 개편 방향을 설명하는 교육 당국 관계자 모습. (이미지 출처: 뉴시스)


6. 주요 대학 입시와 ‘수능 폐지’의 연결 고리

이번 수능 폐지 논의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한양대·서강대·홍익대·국민대 등 주요 대학의 입시 전략 변화와도 직결됩니다. 이미 상당수 대학이 학생부종합전형, 추천전형, 심층면접·서류 기반 전형을 확대해 왔기 때문입니다.

서울교육청의 제안이 현실화될 경우, 이들 대학은 고교학점제 이수 내용·심화 과목 선택·프로젝트 활동을 보다 면밀히 들여다보는 방향으로 전형을 재편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AI·데이터·융합 전공을 강화하고 있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가천대, 세종대 등은, 정량 점수 중심 선발보다 진로 역량·프로젝트 성과를 더 중시하는 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7. 수험생·학부모가 지금 꼭 알아둘 현실적인 포인트

이번 ‘2040년 수능 폐지’ 제안은 아직 정부 차원에서 확정된 공식 정책이 아니라, 서울시교육청이 던진 정책 제안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중·고등학생과 학부모가 참고할 만한 현실적인 포인트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 단기적으로수능 제도 자체가 갑자기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현재 고3·고2·고1 수험생은 기존 수능 체제 또는 일부 조정된 형태의 수능을 치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 중장기적으로고교학점제·절대평가·학교 교육과정 중심 평가가 강화되는 방향은 이미 큰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수능 개편 여부와 상관없이, 학교 수업의 비중과 의미가 커지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 실질적인 대응 전략으로는, 수능 대비와 동시에 학교 수업 참여도, 수행평가, 프로젝트·발표·리포트교실 안에서의 학습 경험을 균형 있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8. ‘2040 수능 폐지’가 남긴 질문들

수능 폐지 논쟁은 단순히 한 시험의 존폐를 넘어서, 대한민국 교육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더 이상 10대를 시험 한 번으로 줄 세우지 말자”고 말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수능이야말로 지방·서민·일반고 학생에게 남은 마지막 공정한 통로”라고 주장합니다. 이 상반된 목소리 사이에서, 교육 당국과 정치권이 어떤 설계도를 내놓을지에 따라 한국 사회의 공정·형평·미래 역량에 대한 합의 수준이 가늠될 전망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수능 폐지냐 유지냐”라는 이분법을 넘어,

어떤 평가가 학생과 사회에 더 이롭고 덜 불공정한가를 차분히 따져보는 장기적 논의와 충분한 사회적 합의

입니다.


9. 수능 이후를 준비하는 교육 정책 논쟁,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

각 시도교육청, 대학, 교원단체, 시민사회, 학부모·학생 단체는 이미 수능 폐지·개편을 둘러싼 토론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과 공청회, 공론장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으며, ‘2040년 수능 폐지’ 안은 이 논의의 한 축으로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수능 폐지 여부와 무관하게, 지금의 학생과 학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은 “정보에 휘둘리기보다 제도 변화를 꾸준히 점검하면서, 학교 교육과정에서의 성실한 학습을 중심에 놓는 것”입니다. 수능 폐지 논쟁은 결국 우리 모두의 교육관과 사회관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 이 기사는 서울시교육청의 ‘미래형 대입 제도’ 제안, 최근 ‘불수능’ 논란과 교육과정평가원장 사퇴, 주요 언론 보도와 교육계 논쟁을 종합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