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cm 폭설이 멈춘 수도권 도로…‘제설작업’ 무엇이 문제였나
수도권 기습 폭설 이후 곳곳에서 “제설작업 엉망” 지적…현장 상황과 제설 시스템을 짚어봅니다.

퇴근길 6cm 안팎의 눈이 수도권에 쏟아지자, 서울과 경기 주요 도로가 순식간에 서행·정체·마비 상태로 이어졌습니다.
시민들은 곳곳에서 “제설작업이 엉망이다”, “제때 제설작업만 됐어도 이렇게까지 막히진 않았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눈은 6cm, 정체는 수 시간”…현장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서울과 인천, 경기도 전역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시각은 퇴근 시간대와 겹쳤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가동, 비상 근무, 제설장비 총동원 등을 발표했지만, 실제 도로 위 체감 상황은 전혀 달랐습니다.
“제설 대책이 무용지물이었다”는 평가가 시민들 입에서 동시에 나왔습니다.
YTN 영상에 포착된 내부순환로·북부간선도로 등 주요 간선도로는 차들이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수준으로 막혀 있었습니다.
강추위 속에 내린 눈이 제설작업 이전에 그대로 얼어붙어 ‘빙판길’로 변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었습니다.
분당 태재고개 6중 추돌…“제설작업 안 돼 있었다”

경기 성남 분당에서 광주로 넘어가는 태재고개에서는 차량 여러 대가 잇따라 들이받는 6중 추돌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제보자는 “대설주의보까지 내려졌는데 도로에 제설작업이 전혀 돼 있지 않았다”고 증언했습니다.
경사진 도로에 눈이 쌓인 채 방치되면서, 버스 뒤로 승용차들이 연쇄 추돌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확인됩니다.
이 구간은 평소에도 빙판 사고 위험이 높은 곳으로 꼽히는 만큼, 사전 제설과 예비 통제가 중요한 곳입니다.
과천~봉담 도시고속화도로도 빙판길 ‘올스톱’

새벽 1시 30분께 촬영된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 과천터널 인근 영상에서는 승용차·화물차 수십 대가 비상등을 켠 채 갓길에 줄지어 멈춰 서 있습니다.
제보자는 “제설작업이 미흡해 견인차조차 진입하기 어렵다”며 “추위에 차를 버리고 걸어 나가는 운전자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도로 관리 당국은 뒤늦게 모래와 염화칼슘을 추가 살포했지만, 이미 얼어붙은 노면을 녹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울 내부순환로 램프 ‘전면 통제’…뒤늦은 제설작업

서울시도시고속도로 측은 X(옛 트위터)를 통해 “제설작업에 따른 내부순환로 양방향 램프 전면통제”를 공지했습니다.
이미 도로가 얼어붙고 교통 대란이 벌어진 뒤에야 전면 통제 후 본격 제설에 나선 셈이라, ‘뒤늦은 대응’ 비판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시민들 “제설작업 어디에 했나”…SNS로 번진 분노
인스타그램·스레즈·페이스북 등 SNS에는 “제설작업”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눈 속에서 고생한 인증 사진과 하소연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
한 이용자는 “매년 제설작업 등 상·하부 운동 완료”라며 끝없는 삽질 노동을 자조했고, 또 다른 이용자는 “설레는 첫눈, 뜻밖의 제설작업, 내일 근육통 예약”이라고 적었습니다.
한 시민은 페이스북에 “여의도에서 올림픽대로를 지나는 데 5시간이 걸렸다”며, “강남은 제설 작업했을까 기대하고 우회해 봤지만 모든 도로가 꽉 막혀 있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스레즈에는 “제설작업해주겠지?”라며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하는 학부모의 걱정 섞인 글도 올라왔습니다.
기습 폭설, 왜 이렇게까지 교통 대란으로 번졌나
첫째, 기상 상황이 예보보다 짧은 시간에 집중되는 ‘기습 폭설’ 양상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두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퇴근길 교통량과 강설 시점이 겹치면서, 제설차량이 도로에 진입할 틈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둘째, 지자체가 강조한 것과 달리 실제 사전 제설작업이 충분히 이뤄졌는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눈이 내리기 전 염수·염화칼슘을 미리 살포하면 적설량이 같더라도 노면 결빙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원칙입니다.
제설작업의 기본 원칙…“눈이 오고 나서가 아니라, 오기 전에”
제설작업은 단순히 눈을 치우는 행정 서비스가 아니라, 도로 안전을 지키는 방재 시스템입니다.
전문가들은 효과적인 제설작업을 위해 다음과 같은 기본 순서를 강조합니다.
- 사전 대비 – 기상청 예보를 토대로 위험 구간(고개길, 터널 입구, 교량, 램프)을 선별합니다.
- 선(先) 제설제 살포 – 눈이 쌓이기 전 염수·염화칼슘을 뿌려 결빙 온도를 낮추고 눈과 노면 사이 층을 만듭니다.
- 초기 적설 제거 – 강설 초기 단계에서 제설차로 눈을 밀어내고, 제설제를 추가 살포합니다.
- 상시 모니터링 – CCTV·도로 센서와 시민 제보를 기반으로 재결빙 구간을 상시 점검합니다.
이번 수도권 사례에서는 선제적 제설작업과 우선순위 구간 관리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도로 관리 당국이 보완해야 할 점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도로 관리 당국과 지자체가 보완해야 할 과제도 분명해졌습니다.
- 실시간 정보 공유 강화 – 내부순환로 램프 전면 통제 같은 제설작업 계획을 도로 전광판·모바일 앱·SNS로 즉시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 교통·제설 연동 시스템 – 교통량이 집중되는 시간대에는 신호 체계 조절, 우회로 안내 등과 제설작업을 연동해야 합니다.
- 민관 협력 제설체계 – 대로에 집중된 제설 여력을 보완하기 위해, 이면도로나 골목길은 주민·상가·시설물 관리 주체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 제설’ 모델이 필요합니다.
시민이 기억해야 할 ‘개인 제설’과 빙판길 안전 수칙
눈이 쌓인 뒤에는 공공 제설작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시민들의 생활 속 제설작업도 중요합니다. 🛷
- 주택·상가 앞 제설 – 집·가게 앞 인도는 눈이 그친 직후 바로 쓸어내고, 모래나 염화칼슘을 뿌려 블랙아이스를 예방합니다.
- 차량 준비 – 스노 타이어, 체인, 성에 제거 도구를 미리 구비하고, 눈 예보가 있는 날은 대중교통 이용을 우선 검토합니다.
- 보행 안전 – 미끄럼 방지 밑창, 낮은 굽 신발을 착용하고, 손은 주머니에서 빼고 보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문가들은 “제설작업은 행정과 시민이 함께 완성하는 공공 안전 활동”이라고 강조합니다.
반복되는 겨울 교통 대란 막으려면
수도권은 이미 여러 차례 기습 폭설과 제설 실패로 인한 교통 대란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겨울마다 비슷한 장면이 반복되는 이유는, 사건이 지나간 뒤 제설 예산과 인력, 장비 투자 논의가 금세 잊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책 당국이 “눈 많이 온 날만 넘기면 된다”는 단기 대응에서 벗어나, 폭설을 하나의 재난으로 놓고 중장기적인 제설 인프라·데이터 기반 대응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