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켓몬 1번, ‘이상해씨’ 계열이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습니다. 25주년 기념 TCG 세트와 각종 피규어, DIY 콘텐츠가 SNS를 타고 확산되면서 중고 거래 시세가 6개월 새 두 배 이상 뛰었습니다.
3일 번개장터 검색량을 살펴보면 ‘이상해꽃’ 키워드 등록 매물이 374건에 달했습니다. 거래 플랫폼 관계자는 “희귀 등급 SAR·UR 카드는 등록 즉시 토큰결제 예약이 몰려 실시간 품절이 반복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일판 25주년 ‘메가 이상해꽃 BRG 10등급’
은 최근 42만 원에 체결돼 화제를 모았습니다.
온라인몰 움직임도 분주합니다. SSG닷컴은 이날 ‘스페셜 덱 세트 ex – 이상해꽃·리자몽·거북왕’을 긴급 공개했는데, 준비 물량 8,000세트가 30분 만에 동났다며 “재입고 알림 신청이 하루 만에 3만 건”이라고 밝혔습니다. 덱 세트 가격은 2만9,800원이지만, 일부 리셀러가 5만 원대에 웃돈을 붙여 거래하는 모습도 확인됩니다.
전문가들은 ‘Z세대 레트로 소비’를 열풍 원인으로 꼽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이성훈 연구원은 “1990년대 애니메이션을 TV로 처음 접했던 MZ세대가 경제력을 갖추면서 유년 시절 캐릭터에 프리미엄을 지불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리자몽·피카츄를 제치고 ‘이상해꽃’이 인기 TOP3에 오른 것은 국내 시장에선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소비 패턴 역시 다양해졌습니다. 출처: Pokémon Company
Z세대는 카드 수집에 그치지 않고, 직접 클레이 피규어나 레진 키캡을 제작해 SNS에 공유합니다. 유튜브 채널 ‘WOW Clay’의 ‘거다이맥스 이상해꽃 만들기’ 영상은 한 달 만에 조회수 48만 회를 기록하며 ‘따라 만들기’ 챌린지를 촉발했습니다.
틱톡 해시태그 #bulbasaurcraft는 3일 기준 1,200만 회 재생을 돌파했습니다. 일부 크리에이터는 구독자에게 3D 프린팅 STL 파일을 유료 배포하고 월 300만 원 이상의 부가 수입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카드 투자 수요와도 맞물립니다. 해외 PSA 10등급 이상해꽃 카드는 2023년 12월 평균 180달러였으나, 올해 8월 350달러까지 상승했습니다. 미국 경매 사이트 골드인옥션은 “하반기 프리미엄 포켓몬 카드 경매를 별도 섹션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내 투자 플랫폼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카드 조각 투자 스타트업 ‘팩토리벙커’는 9월 중 ‘1세대 스타터 트리니티 펀드’를 출시해 이상해꽃·리자몽·거북왕 PSA 10 세트를 공동 소유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위험 신호도 존재합니다. 가격 급등 직후 가품·훼손 카드가 다수 유통돼 피해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NFT 인증서 등 진위 확인 서비스가 부재한 거래는 가급적 피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실물 굿즈 시장도 뜨겁습니다. 출처: Pokémon Company
SSG닷컴에 등록된 ‘포켓몬 체인징 피규어’는 ‘이상해꽃’ 버전만 재고 알림이 2만 건을 넘겼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서울 합정 ‘포켓몬팝업스토어’가 최대 4시간 대기 행렬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40%가 이상해씨 굿즈를 1순위로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패션 업계도 콜라보를 확대합니다. 스트리트 브랜드 ‘더블류E’는 오는 10월 이상해씨 그래픽 후디를 출시하고, 한정판 1,000장 중 50장에 시리얼 넘버 카드를 동봉해 컬렉터 심리를 자극할 계획입니다.
한편 교육업계에서는 ‘포켓몬 생태 탐구 키트’가 학부모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식물 성장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미니 화분과 이상해씨 캐릭터를 결합해 융합 STEAM 교육을 겨냥했다는 설명입니다. 해당 키트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서 목표액의 820%를 달성하며 성공적으로 펀딩을 마쳤습니다.
출처: Pokémon Company
전문가들은 “포켓몬 생태계가 콘텐츠·교육·금융을 아우르는 ‘IP 멀티버스’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특히 이상해씨 계열은 ‘식물’이라는 친환경 요소까지 갖춰 지속 가능성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주목받습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는 정품 홀로그램·KC 인증 확인이 필수입니다. 또 TCG 카드는 ‘양면 스캔’과 ‘UV 라이트 검사’로 스크래치·변색 여부를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구매 후에는 슬리브·탑로더 등 보관용품에 즉시 넣어야 장기 가치가 보존됩니다.
마지막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일시적 거품 논란이 있지만, 포켓몬 30주년(2031)까지는 1세대 스타터 라인의 저변 확대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저가 굿즈로 경험을 넓힌 뒤 단계적으로 투자 등급 카드를 모으는 ‘계단식 수집 전략’을 제안했습니다.
‘이상해씨·이상해풀·이상해꽃’ 세대를 관통하는 초록빛 열풍은 단순 추억을 넘어 하나의 경제·문화 생태계로 자리 잡았습니다. 녹색 잎사귀 위에 피어오른 장미꽃 같은 가능성이 어디까지 뻗어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