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겸 배우 하정우, ‘윗집 사람들’로 증명한 22년 차 영화인의 뚝심
라이브이슈KR | 연예·영화 취재팀
배우 하정우가 네 번째 연출작 ‘윗집 사람들’로 연말 극장가 중심에 섰습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과 파격적인 소재에도 불구하고 개봉 첫날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흥행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배우 하정우’가 아닌 ‘감독 하정우’의 색깔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영화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동시에 충무로를 지키겠다는 그의 뚝심과 현실적인 고민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집 안 대화만으로 끌고 가는 19금 토크무비”
‘윗집 사람들’은 단 한 공간, 네 명의 인물, 대부분이 ‘대사’로 이뤄진 독특한 구조의 성인 코미디 영화입니다. 매일 밤 위층에서 들려오는 ‘섹’다른 층간소음에 지친 아랫집 부부가, 윗집 부부를 초대해 저녁 식사를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집 안에서 나누는 대화에 집중합니다. 한 관람객은 SNS에서 다음과 같이 평했습니다.
“오로지 집에서 하는 대화로만 이루어진 19금 토크무비였습니다. 처음에는 긴 대사가 이어져 당황했지만, 하정우다운 무심한 듯 던지는 코믹 요소에 웃다가 마지막에 메시지를 툭 던지는 영화였습니다.”
이처럼 ‘윗집 사람들’은 말이 많은 영화이지만,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를 통해 결혼, 욕망, 체면, 계급 의식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작품입니다. 일부 평론가는 “말은 많은데 이야기가 약하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지만,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에서 불편함과 웃음을 동시에 끌어내려는 시도 자체가 의미 있다는 평가도 공존합니다.

하정우·이하늬·공효진·김동욱, 4인 4색 ‘부부 아이콘’ 총집합
캐스팅만으로도 화제를 모은 ‘윗집 사람들’에는 하정우, 이하늬, 공효진, 김동욱이 네 명의 부부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모두가 로맨스와 코미디, 멜로 장르에서 각자의 개성을 입증해온 배우들입니다.
하정우는 윗집 남편 역을 맡아 특유의 무심한 표정과 건조한 유머로 상황의 긴장감을 쌓아 올립니다. 이하늬는 임신 중 촬영을 결정하면서도 쉽지 않은 역할에 도전해 현장의 분위기를 이끌었다는 후기가 나옵니다.
실제 인터뷰에서 하정우는 이하늬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뒤 촬영 계획을 전면 수정하며,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현장을 재구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배우의 몸 상태와 컨디션을 고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라고 강조하며 책임감을 드러냈습니다.
아랫집 부부로 호흡을 맞춘 공효진·김동욱은 ‘평범한 부부’의 권태와 숨겨진 불만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이 네 배우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도 시선, 호흡, 말투의 온도 차이만으로 관계의 균열을 드러내며, 관객이 각자 자신의 연애와 결혼을 떠올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연출 4편째… ‘감독 하정우’가 쌓아온 필모그래피
‘윗집 사람들’은 감독 하정우의 네 번째 연출작입니다. 앞서 그는 소규모 예산과 독특한 소재의 작품들을 통해 꾸준히 연출 세계를 확장해왔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말과 리듬”에 대한 집착입니다. 템포가 빠른 상업영화의 문법 대신, 관객이 인물의 표정과 침묵, 사소한 말꼬리를 따라가도록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일부 관객에게는 낯설 수 있지만, 관계의 진짜 균열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천천히 들여다보게 만드는 장치로 작동합니다.
한 영화 평론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습니다.
“‘윗집 사람들’은 생활 밀착형 소재에서 출발하지만, 정작 그 내용은 일상과 거리를 둔 채 극단의 상황을 밀어붙입니다. 그러나 그 과장 속에 우리가 외면해온 불편한 진실이 담겨 있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연출 선택이지만, ‘안전한 중간 지대’ 대신 본인의 취향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태도는 분명 ‘감독 하정우’를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입니다.
콘텐츠 홍수 시대, 충무로를 지키려는 영화인의 선택

OTT 전성시대에도 극장과 충무로를 중심 무대로 삼겠다는 것이 최근 몇 년간 하정우가 보여 온 일관된 선택입니다.
그는 상업영화 배우로서 활발히 활동하는 동시에, 다큐멘터리 영화 ‘무명’ 내레이션에 참여하는 등 영화계 전반에 씨앗을 뿌리는 작업에도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투자 축소와 관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충무로에 대해,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극장이 가진 경험 자체는 여전히 대체 불가능합니다”라고 강조해왔습니다.
‘윗집 사람들’ 역시 OTT보다 극장 경험을 전제로 설계된 영화입니다. 작은 숨소리, 어색한 공기, 웃음을 참는 객석의 분위기까지 포함해야 비로소 완성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커밍아웃’한 하정우의 진짜 얼굴은 ‘먹고, 찍는’ 영화인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하정우의 영화인 정체성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근 그는 김동욱과 함께 길바닥 먹방 예능에 출연해 “먹는 것, 걷는 것,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것이 결국 연기와 연출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의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한 방송 콘텐츠는 이를 두고 “데뷔 22년 만의 커밍아웃”이라는 표현을 쓰며, 그가 그동안 작품 속에만 숨겨 놓았던 취향과 생활 패턴을 대중에게 솔직하게 보여주기 시작했다고 해석했습니다. 예능에서의 소탈한 모습은 ‘윗집 사람들’ 속 건조하고 아이러니한 유머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관계자들은 “하정우는 현장에서도 끊임없이 먹을 것을 챙기고, 배우·스태프와 밥을 같이 먹으며 분위기를 만든다”고 전합니다. ‘먹는 즐거움’과 ‘사람 구경’이 결국 그의 연출과 연기 밑바닥을 이루는 힘이라는 분석입니다.
관객이 궁금해하는 것들 Q&A ✏️
연말을 맞아 ‘윗집 사람들’과 하정우에 대한 관객들의 궁금증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관람 전후로 자주 나오는 질문을 정리했습니다.
Q1. ‘윗집 사람들’, 커플이 보기 괜찮은가요?
A. 영화는 노골적인 19금 대사가 많고, ‘결혼 후의 현실’과 권태, 욕망을 직설적으로 다룹니다. 한 관객은 “부부·연인이 같이 보면, 나가서도 대화를 계속하게 되는 영화”라고 평했습니다. 다만 성적 대사에 대한 허용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감수성이 예민한 커플이라면 미리 등급과 분위기를 확인한 뒤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Q2. 하정우 연출작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A. ‘인물 중심’과 ‘대사 리듬’이 뚜렷합니다. 화려한 액션이나 스펙터클보다, 배우들이 앉아서 이야기만 나눠도 긴장감이 유지되도록 설계합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특히 욕망을 숨기려는 인물들의 말버릇, 애매한 웃음, 끊기는 호흡을 집요하게 따라가며 불편한 웃음을 유도합니다.
Q3. 비판적인 리뷰도 많은데, 어떤 점이 논쟁거리인가요?
A. 일부 평론가는 “말은 많지만, 인물의 변화나 스토리 전개가 충분히 설득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반대로 지지하는 쪽은 “실제 부부 싸움과 갈등도 논리보다 감정과 말꼬리에서 폭발한다”며, 의도적인 구성이라고 옹호합니다. 관객이 직접 보고, 자신의 관계 경험에 비춰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한 지점입니다.
연말 극장가에서 ‘하정우’를 즐기는 법
올해 연말 극장가는 여러 장르의 한국 영화가 경쟁하는 가운데, ‘윗집 사람들’은 분명 이색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OTT로는 느끼기 힘든 관객 공감과 어색한 웃음, 집단적인 침묵이 극장에서 더 잘 살아나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하정우’라는 키워드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다음과 같은 감상 포인트를 챙겨보는 것도 좋습니다.
- 배우 하정우의 건조한 유머와 감독 하정우의 날카로운 시선이 어떻게 겹쳐지는지 살펴보기
- 이하늬·공효진·김동욱 등, 대한민국 대표 ‘부부·연인 연기’ 전문 배우들의 합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 느끼기
- 대사 한 줄, 침묵 한 번이 인물 관계를 어떻게 뒤집는지 체크하며 감상하기
결국 ‘윗집 사람들’은 좋아하든 싫어하든, 보고 나면 말하게 되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22년 차 영화인 하정우의 고집과 실험정신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OTT 시대에도 여전히 ‘극장’과 ‘대사’로 승부를 보려는 배우 겸 감독 하정우. 그의 선택이 이번 연말, 한국 영화계에 어떤 파장을 남길지 지켜볼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