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별전 앞둔 '캡틴' 제시 린가드

FC서울 제시 린가드가 9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 FC서울과 멜버른 시티 경기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FC서울의 캡틴 제시 린가드는 오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호주 멜버른 시티와의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에서 고별전을 치를 예정이다.

FC서울 떠나는 제시 린가드, 2년의 실험이 남긴 것들…K리그와 EPL 사이에서 찾은 성장의 의미

라이브이슈KR 취재팀

FC서울 제시 린가드 고별전 기자회견
▲ 고별전을 앞두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제시 린가드. (사진=뉴스1 제공)

제시 린가드가 2년 만에 FC서울을 떠나며 K리그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합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공격수 제시 린가드는 2025~26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을 끝으로 FC서울과의 동행을 종료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린가드는 “지난 2년 동안 선수로서뿐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많이 성장했다”고 소감을 전하며, 이번 경기가 사실상의 고별전임을 인정했습니다.


“행복하지 않았다면 떠났을 것”…린가드가 말한 서울 생활 2년

린가드는 기자회견에서 한국 생활에 대한 질문에 “한국에서 행복하지 않았다면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했을 것”이라며 서울에서의 시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특히 그는 FC서울에서 주장 완장을 차는 경험에 대해 “주장을 맡으며 책임감을 배웠고, 락커룸 리더십을 새롭게 익힌 시간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선수로서, 인간으로서 모두 성장한 시간이었습니다.” – 제시 린가드

실제 린가드는 K리그 적응 초반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간이 흐르며 팀을 이끄는 구심점 역할에 더 무게를 두는 노선을 택했다는 평가가 뒤따릅니다.


멜버른 시티전이 사실상 ‘고별전’…김기동 감독의 아쉬움

FC서울은 12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멜버른 시티와 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을 치릅니다.

이 경기는 이미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상태이지만, ‘린가드와의 마지막 밤’이라는 상징성으로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린가드와 김기동 감독
▲ 마지막 ACLE 경기를 앞두고 나란히 선 김기동 감독과 제시 린가드. (사진=조선일보 제공)

김기동 감독은 현장 인터뷰에서 “이제야 이심전심이 된 느낌인데, 제시 린가드를 보내게 돼 아쉽다”며 더 오래 함께했다면 전술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더 좋은 그림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고 털어놨습니다.

린가드 역시 “고별전에서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말하며, 서울 팬들과 동료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잉글랜드 복귀설, 버밍엄·렉섬·입스위치까지…차기 행선지는?

린가드의 차기 행선지에 대해 영국 현지에서는 이미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 매체 ‘풋볼 리그 월드(Football League World)’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의 버밍엄 시티, 렉섬, 입스위치 타운 등을 “매력적인 선택지”로 거론했습니다.*해외 매체 보도 기준

이들 클럽은 모두 공격적인 색채와 흥행성을 중시하는 팀들로, 프리미어리그와 K리그를 모두 경험한 제시 린가드의 마케팅·전술적 가치를 동시에 바라보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릅니다.

다만 린가드 본인은 아직 구체적인 행선지에 대해 말을 아끼며, “시즌이 완전히 끝난 뒤 가족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맨유 유망주에서 K리그 캡틴까지…제시 린가드 커리어 간단 정리

팬들이 제시 린가드를 검색하는 가장 큰 이유는 EPL(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과 K리그를 모두 경험한 독특한 커리어 때문입니다.

  • 출생 : 1992년 영국 출생
  • 포지션 : 공격형 미드필더·윙어
  • 주요 클럽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노팅엄 포리스트, FC서울 등
  • 주요 무대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잉글랜드 대표팀, 월드컵·유로 본선 무대 경험

맨유 시절 특유의 리듬감 있는 드리블과 공간 침투로 이름을 알린 그는, 웨스트햄 임대 시기에 다시 한 번 전성기를 찍으며 프리미어리그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후 유럽 무대에서 입지가 다소 줄어든 상황에서 K리그행을 선택한 것은, 단순한 ‘마지막 계약’이 아니라 커리어 재정비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한국에 돈 벌러 왔나?” 편견과 의심, 그리고 뒤집힌 평가

제시 린가드 FC서울 시절
▲ K리그 적응 후 팀의 에이스이자 캡틴으로 변모한 제시 린가드. (사진=스포츠조선 제공)

린가드가 FC서울 합류를 발표했을 때, 일각에서는 “한국에 돈 벌러 온 것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했습니다.

전성기를 지난 나이에 새 소속팀을 찾지 못하던 상황에서 K리그행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즌이 진행되며 평가는 달라졌습니다. 스스로를 ‘축구바보’라고 표현할 만큼 훈련과 경기에 몰입하는 태도, 팬들과의 소통, 어린 선수들을 격려하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우리가 린가드를 몰라봤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패션, 게임, SNS에만 관심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누구보다 성실하게 몸을 만들고 운동장에 먼저 나와 준비하는 선수였습니다.” – K리그 관계자 평가(보도 인용 종합)

결국 제시 린가드는 선수단 내에서 ‘축구밖에 모르는 외국인 캡틴’으로 자리 잡으며, FC서울의 팀 컬처 변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됩니다.


개그맨 박성호의 ‘사죄 티셔츠’까지…린가드를 둘러싼 화제의 장면들

박성호와 제시 린가드 사과 만남
▲ ‘몰라봐서 미안해’ 티셔츠를 입고 제시 린가드를 다시 찾은 개그맨 박성호. (사진=스포츠경향·네이트 스포츠 제공)

제시 린가드는 경기장 안팎에서 여러 화제를 낳은 선수이기도 합니다.

최근 가장 큰 화제는 개그맨 박성호와의 에피소드입니다. 박성호는 야외 온라인 방송 중 길에서 린가드를 마주쳤지만, 그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한 장면이 고스란히 방송에 담겼습니다.

이 장면은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퍼졌고, 많은 팬들이 “세계적인 선수 제시 린가드를 몰라봤다”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이후 박성호는 당시 장면을 캡처한 일명 ‘사죄 티셔츠’를 입고 다시 린가드를 찾아가 직접 사과하는 방송을 진행했습니다.

“몰라봐서 정말 미안합니다. 린가드 선수, 한국 팬들이 진짜 많이 사랑합니다.” – 개그맨 박성호

린가드는 특유의 밝은 표정으로 이를 받아들이며 웃음으로 마무리했고, 이 장면은 또 한 번 화제가 되며 ‘린가드의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K리그가 얻은 것, 린가드가 가져가는 것

제시 린가드의 합류는 K리그 전체에도 의미 있는 실험이었습니다.

EPL과 잉글랜드 대표팀 경험이 있는 선수를 전성기 이후 단계에 수용해, 마케팅과 실리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잡을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FC서울 입장에서는 리그 성적과 별개로, 관중 수 증가·굿즈 판매·국제적 노출 확대 등 다양한 효과를 체감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반대로 린가드 본인은 “캡틴으로 팀을 이끌어 본 경험”, “다른 문화권에서의 생활 적응”, “새로운 전술 환경에서의 도전”이라는, 유럽에서 얻기 어려운 자산을 챙겨가게 됐습니다.

이는 향후 잉글랜드 혹은 다른 리그로 복귀했을 때, 단순한 공격 자원이 아니라 경험 많은 팀 리더로서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팬들이 기억할 ‘제시 린가드 FC서울 시절’의 장면들

팬들이 검색창에 “제시 린가드”를 입력하며 다시 떠올리는 장면들은 다양합니다.

  •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 앞에서 보여준 시그니처 세리머니
  • ACL엘리트 홈경기에서 어린 팬과 함께 찍은 사진, 유니폼 선물 장면
  • 리그 난전 속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동료들을 다독이던 모습
  • 팬들의 비판 속에서도 인터뷰에서 “더 잘하겠다”고 담담히 말하던 태도

숫자로만 환산하기 어려운 이 장면들이, 시간이 지나도 FC서울과 K리그가 공유하는 기억으로 남게 됩니다.


서울과의 이별, 그러나 끝이 아닌 또 다른 챕터의 시작

제시 린가드는 이미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 즐거웠기에 계약 기간을 온전히 채웠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의례적 인사말이 아니라, K리그에서의 선택이 커리어의 공백을 메운 시간이었음을 보여줍니다.

린가드가 잉글랜드 챔피언십을 비롯한 유럽 무대로 돌아가든, 새로운 대륙을 택하든, “서울에서 캡틴이었던 EPL 출신 공격수”라는 타이틀은 그의 이력서 한가운데 남게 됩니다.

이별은 아쉽지만, FC서울과 K리그는 이미 자신들의 역사 속에 제시 린가드라는 이름을 또렷이 새겨두었습니다.

마지막 멜버른 시티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라운드를 떠나는 순간 린가드와 서울의 2년은 한 챕터를 다 채운 ‘완결된 이야기’로 기록될 것입니다.


※ 본 기사에 사용된 사진은 각 매체(뉴스1, 조선일보, 스포츠조선, 스포츠경향, 네이트 스포츠) 제공 이미지를 인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