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G 코코나, ‘트랜스매스큘린 논바이너리’ 고백으로 연 아이돌 뉴노멀의 문
라이브이슈KR │ 엔터·문화 취재팀
사진 출처 : MSN 연예(원출처 OSEN)
글로벌 걸그룹 XG 코코나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AFAB 트랜스매스큘린 논바이너리”라고 공개하며, K-팝·J-팝 아이돌 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코코나는 그룹 XG 공식 SNS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장문의 글을 게재하고, 올해 가슴 절제 수술을 받았음을 직접 밝히며 자신을 향한 이해와 존중을 요청했습니다.
코코나, “나는 AFAB 트랜스매스큘린 논바이너리입니다”
XG 코코나는 스무 살 생일을 맞은 12월 6일, 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형식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고백했습니다.
“저는 AFAB 트랜스매스큘린 논바이너리입니다. 올해, 가슴 절제 수술을 받았습니다.”※ SNS 게시글 요지
코코나는 태어날 때 ‘여성’으로 지정(Assigned Female At Birth, AFAB)되었지만, 스스로를 온전히 여성으로 느끼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여성으로 보이는 것에 항상 위화감이 있었다”는 취지로 전하며, 보다 자신에게 진실한 삶을 찾기 위해 남성적인 방식에 가까운 표현을 선택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트랜스매스큘린 논바이너리’란 무엇인가
코코나가 밝힌 트랜스매스큘린 논바이너리라는 개념은 많은 팬들에게도 아직 생소한 용어입니다.
트랜스매스큘린(Transmasculine)은 태어날 때 여성으로 지정되었으나, 정체성이나 표현이 남성성에 보다 가깝다고 느끼는 사람을 포괄하는 용어입니다.
논바이너리(Non-binary)는 전통적인 남성(Male)·여성(Female)이라는 이분법적 성별 구분 밖에 자신의 정체성을 두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정리하면, 코코나는 “태어날 땐 여성으로 지정되었지만, 스스로는 남성성에 가깝고 남녀 이분법을 넘는 논바이너리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설명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같은 자기 고백은 아이돌이라는 직업 특성상 이미지 소비가 강하게 이뤄지는 업계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가슴 절제 수술 공개…“나를 받아들이는 과정이었습니다”
코코나는 자신의 성 정체성 설명과 함께, 올해 가슴 절제 수술을 받은 사실도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사진 출처 : 뉴스1
국내외 복수 매체 보도에 따르면, 코코나는 수술 흉터가 드러난 사진을 함께 공개하며 “이는 나 자신을 받아들이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의미를 전했습니다.
그는 오랜 시간 자신의 몸과 정체성 사이에서 괴리를 느껴왔으며, 수술을 결심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두려움이 있었다고 고백했습니다.
특히 아이돌 활동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 같은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코코나의 선택은 단순한 개인적 고백을 넘어 업계의 관행에 질문을 던지는 행보로도 해석되고 있습니다.
팬들 “코코나 커밍아웃 축하해, 사랑해” 지지 물결
코코나의 글이 공개된 직후, X(옛 트위터)·인스타그램·쓰레즈(Threads) 등 SNS에는 “코코나 커밍아웃 축하해 사랑해”라는 응원 글이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

사진 출처 : X(@mamechandazo 게시물 인용)
일부 팬들은 “코코나 커밍아웃 축하해 사랑해”라는 문구와 함께 코코나의 사진, 무대 영상, 팬 아트 등을 공유하며 지지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또 다른 이용자들은 “그의 선택이 누군가에게 작은 빛이 되길 바란다”, “아이돌이라는 위치에서 이런 이야기를 꺼낸 것이 얼마나 큰 용기인지 알고 있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LGBTQ+ 커뮤니티에 대한 연대도 함께 드러냈습니다.
소속사와 업계의 반응, 조심스러운 변화의 신호
관련 보도에 따르면, XG 측 관계자와 소속사 대표는 코코나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아티스트 개인으로서의 삶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소속사 대표는 코코나의 고백을 두고 “용기 있는 선택에 진심 어린 감동과 깊은 존경을 느낀다”는 취지로 언급하며, 앞으로도 한 인간으로서 존중받는 활동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국내외 아이돌 업계에서 종종 ‘금기’처럼 여겨졌던 성 정체성 이슈에 대해, 공개적인 지지와 보호를 약속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큽니다.
최근 남성 아이돌 그룹 저스트비(JUST B) 배인이 월드투어 현장에서 “게이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사례와 더불어, 코코나의 커밍아웃은 아시아 아이돌 시장의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연속선상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코코나와 XG, 글로벌 시장에서의 의미
XG는 일본 기반의 멤버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K-팝 시스템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는 하이브리드 걸그룹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특히 코코나는 강렬한 랩과 퍼포먼스로 팀 내에서도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멤버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이번 고백으로 코코나는 단순한 ‘4세대 걸그룹 래퍼’라는 타이틀을 넘어, 자기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아티스트의 이미지까지 더하게 됐습니다.
이는 다양성과 포용을 중시하는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XG와 코코나의 브랜드를 더욱 또렷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아이돌과 성 정체성, ‘이미지 소비’에서 ‘인간 존중’으로
그동안 아이돌 산업에서는 팬덤과 시장의 반발을 우려해, LGBTQ+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코코나의 고백은 이런 환경에서 나온 것이기에 더욱 큰 의미를 갖습니다. 이는 아이돌을 ‘완벽하게 가공된 이미지’로만 소비하던 관성을 흔들고, “스타 역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한 사람”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코나와 같은 사례가 쌓일수록, 향후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계약 관행·이미지 관리 방식·팬덤 문화에도 점진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팬과 대중이 기억해야 할 몇 가지 포인트
이번 XG 코코나의 커밍아웃을 둘러싼 논의에서, 팬과 대중이 함께 기억하면 좋을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첫째, 성 정체성은 개인의 매우 사적인 영역이며, 그 고백의 타이밍과 방식은 당사자의 선택임을 존중해야 합니다.
- 둘째, ‘트랜스매스큘린 논바이너리’ 등 새로운 용어를 접할 때, 단정적인 평가보다 알아가려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 셋째, 아티스트의 음악·퍼포먼스를 향유하는 일과 그 사람의 정체성을 인정하는 일은 서로 배치되지 않으며, 오히려 함께 갈 때 더 건강한 팬덤 문화가 형성됩니다.
코코나 역시 자신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하며, 팬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고 싶다는 메시지를 덧붙였습니다.
‘코코나’라는 이름이 남길 새로운 흔적
XG 코코나의 커밍아웃은 단일 사건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아이돌과 젠더, 팬덤과 다양성을 둘러싼 긴 대화의 시작점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음악과 무대에서 이미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 온 코코나가, 이제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공유하는 인물로도 기억될지 주목됩니다.
한 아이돌의 성 정체성 고백을 둘러싼 논쟁을 넘어, 이번 “코코나”의 선택이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나도 나로 살아도 된다”는 메시지로 전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