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월드컵경기장이 가을밤 열기에 휩싸였습니다. 14일 열리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파라과이 친선경기에서 엄지성(스완지 시티)이 A매치 첫 선발로 이름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홍명보 감독은 3-4-3 전형의 좌·우측 날개 자리에 각각 이동경(김천)과 엄지성을 배치했습니다. 손흥민이 중앙 공격수로 나서면서 세 선수는 ‘역삼각형’ 형태의 공격 라인을 형성합니다.
광주FC 유스 출신인 엄지성은 2021년 K리그1 데뷔 시즌부터 빠른 돌파와 과감한 슈팅으로 주목받았습니다. 2024-25시즌 잉글랜드 스완지 시티로 이적해 챔피언십 38경기 9골 7도움을 기록하며 유럽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습니다.
“엄지성은 좌우를 가리지 않는 드리블과 높은 전환 속도를 갖춘 ‘모던 윙어’”
― 스완지 지역지 웨일스 온라인 평
그동안 대표팀 2선은 손흥민·황희찬·이재성 등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하이브리드’ 자원 위주였습니다. 순수 윙어 자원인 엄지성의 발탁은 홍명보호가 폭넓은 전술 변주를 시도한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특히 브라질전 0-5 패배 직후 이뤄진 선발 변화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측면 균열을 노리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황인범·김진규가 중앙에서 템포를 조절하고, 김민재가 후방 빌드업을 지원해 빠른 전환을 극대화합니다.
사진=풋볼리스트 캡처
엄지성의 장점은 단순 스피드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는 올 시즌 경합 성공률 54.3%, 전진 패스 성공률 78.1%를 기록하며 ‘1차 탈압박’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습니다. 수치가 말하듯, 상대 진영에서 볼을 잃어도 즉각 압박해 회수율을 높이는 플레이가 특징입니다.
손흥민과의 호흡도 주목받습니다. 두 선수 모두 오른발·왼발을 가리지 않는 양발 활용능력을 지녀, 측면 교차(over-lap)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이는 파라과이 수비를 혼란에 빠뜨릴 핵심 포인트입니다.
전문가들은 “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앞두고 ‘플랜 B’를 구축해야 한다”며 엄지성의 성장을 반긴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실제로 이번 경기 후 중국 타이베이전(11월)과 태국전(11월)까지 이어지는 예선 일정에서 그의 활용 폭은 더욱 넓어질 전망입니다.
스완지 시티 역시 국가대표 경험이 선수 가치에 플러스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트랜스퍼마크트는 최근 엄지성의 추정 이적료를 350만 유로→500만 유로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윙어 자원이 귀한 한국 축구에서 엄지성은 손흥민 세대 이후 공백을 메울 대표적 계승자가 될 수 있다.”
― SBS 축구 해설위원 장지현
경기 종료 후 KFA는 손흥민 A매치 138경기 출전 기념식을 진행합니다. 이 자리에서 ‘손흥민-엄지성 듀오’가 골 세리머니까지 선보인다면, 대표팀 공격 전술은 한층 풍부해질 것입니다.
국가대표팀은 파라과이전 직후 곧바로 제주로 이동해 회복 훈련에 돌입하며, 엄지성은 17일 스완지 복귀 전까지 컨디션 관리에 집중합니다.
약 90분의 실전, 그리고 단 한 번의 반짝임이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 좌표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그 중심에 선 선수, 바로 엄지성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