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의 시대가 바뀌고 있다”…원숭이·영장류 실험 축소와 AI·오가노이드 대체기술 확산
라이브이슈KR 취재팀 | 작성일 2025-12-04

동물실험을 둘러싼 국제적 흐름이 급속히 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원숭이 등 영장류 동물실험 축소·폐지를 향한 움직임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본격화되면서, 제약·바이오 업계와 규제기관, 대학 연구현장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CDC, 영국·스위스 등 주요국 규제기관은 잇달아 동물실험 축소·대체를 명시한 지침과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동시에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영장류 사용 관리를 강화하는 별도 가이드라인을 발간하며 흐름을 맞추고 있습니다.
글로벌 규제기관, ‘동물실험 축소·폐지’로 방향 전환
헬스조선 보도에 따르면, 미국 FDA는 동물실험 축소 지침서 초안을 공개하고, 특히 원숭이 실험을 포함한 비인간 영장류(non-human primate) 사용 최소화를 공식적으로 선언했습니다. 이는 동물실험을 신약 개발의 필수 단계로 여겨온 기존 관행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는 조치입니다.
바이오 전문매체 바이오타임즈와 메디코파마, 더바이오 등도 공통적으로, FDA가 단클론항체(단일클론항체·mAb) 비임상 개발에서 동물실험 없는 비임상을 목표로 하는 새 가이던스 초안을 발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초안은 “불필요한 비인간 영장류 사용을 줄이고, 경우에 따라 전면 생략도 가능하다”는 점을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약품 개발에서의 동물실험 요건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미국 정부 발표가, 구체적인 규제 문서로 옮겨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동물실험을 둘러싼 윤리적 비판을 넘어, 과학적 타당성과 비용·시간 효율성 측면에서 대안 기술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영국·스위스도 ‘동물실험 대체’ 정책…NAMs와 인체 기반 평가 부상
베이비뉴스는 영국, 스위스 등 유럽 국가들이 New Approach Methodologies(NAMs)를 적극 도입하면서, 독성평가와 약물개발에서 동물실험 의존도를 줄이는 정책을 공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NAMs에는 오가노이드(장기 유사 구조체), 인체 세포 기반 3D 배양 시스템, 마이크로플루이딕스(장기-온-칩), AI 기반 독성 예측 모델 등이 포함됩니다. 이들 기술은 실제 인체 생리환경을 보다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어, 기존 동물실험보다 사람에게의 예측 정확도가 더 높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국내 바이오업계에서도 이 흐름은 빠르게 포착되고 있습니다. 비즈한국은 강스템바이오텍이 피부 오가노이드 브랜드 ‘스키노이드’ 상표를 출원했다고 전하며, “글로벌 동물실험 축소 움직임 속에서 인체 기반 오가노이드 모델이 대체재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규제도 변한다…식약처, 영장류 동물실험 관리 가이드라인 발표
이 같은 국제적 변화 속에서 우리 정부도 동물실험 관리 강화에 나섰습니다. 대한민국 정책포털 korea.kr에 게재된 보도참고 자료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동물실험에 쓰이는 영장류 관리 가이드라인을 발간했습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사육 환경, 동물복지 기준, 실험 설계 단계에서의 대체 방법 검토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순히 동물실험을 허용·불허하는 차원을 넘어, 동물실험 자체를 줄이고 대체기술 도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규제 철학이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국내 규제기관 관계자들은 “글로벌 기준에 맞춰 동물실험 최소화와 대체기술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학 연구현장도 변화…동물실험센터 신축과 ‘새 기준’의 충돌
한편, 강원대학교 등 대학가에서는 여전히 동물실험센터 신축·확장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강원대 공지에 따르면, “동물실험센터 신축공사” 외부 비계 해체 작업을 위해 학내 도로 일부 통제가 예고되기도 했습니다.
연구현장에서는 여전히 많은 기초·응용 연구가 동물실험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단기간에 동물실험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현실론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국제 규제 환경 변화와 사회적 인식, 기술 발전을 고려하면, 새로 지어지는 동물실험센터일수록 대체기술을 통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AI·컴퓨터 모델이 ‘실험용 원숭이’를 대체할 수 있을까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동물실험대체센터 관계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아무도 영장류 연구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인공지능(AI) 등 컴퓨터 모델이 동물실험의 효능을 상당 부분 재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내용은 국내에서도 X(옛 트위터)를 통해 널리 공유되고 있습니다.

실제 FDA와 각국 규제기관의 동물실험 축소·폐지 가이던스에는, AI 기반 독성 예측, 컴퓨터 시뮬레이션, 인체 세포·조직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평가 시스템이 중요한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다만 AI 모델은 결국 기존 데이터에 기반하기 때문에, 아직 축적되지 않은 새로운 기전이나 드문 부작용을 완전히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한계도 함께 지적됩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동물실험에서 AI와 오가노이드가 중심이 되는 인체 기반 평가로 점진적으로 이동하는 과도기”로 현재를 진단하고 있습니다.
‘동물실험’과 연구윤리…효능 검증과 동물복지 사이에서
동물실험 윤리 논쟁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지만, 최근에는 “동물실험이 과학적으로도 항상 최선이었는가”라는 질문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약물 부작용과 임상 실패의 상당수가 “동물실험에서는 안전했지만 사람에게는 달랐던 경우”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희귀질환·신경퇴행성 질환 등 복잡한 전신 질환 연구에서는 여전히 동물모델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3R 원칙(Replacement·Reduction·Refinement)을 철저히 지키면서, 대체가 가능한 영역부터 단계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Replacement(대체) – 가능한 경우 동물 대신 인체기반·컴퓨터 기반 모델 사용
Reduction(축소) – 필요한 최소 수의 동물만 사용
Refinement(개선) – 통증과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실험 설계
바이오 산업의 전략 변화…‘동물실험 없는 비임상’ 경쟁 본격화
FDA의 동물실험 축소 지침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의 비임상 전략 재편을 촉발하고 있습니다. 바이오타임즈, 메디코파마, 더바이오는 공통적으로, “단클론항체를 시작으로 향후 다른 바이오의약품, 세포·유전자치료제, 백신 분야까지 확산될 가능성”을 전망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오가노이드, 인체 조직칩, AI 독성 예측 솔루션 등을 개발하는 동물실험 대체 플랫폼 기업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동물실험 없이도 글로벌 규제 기준을 만족하는 비임상 데이터 패키지”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동물실험을 얼마나 잘하는가”보다, “동물실험을 얼마나 줄이고, 인체 기반으로 얼마나 정밀하게 예측하는가”가 경쟁력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소비자와 시민에게 ‘동물실험’ 이슈가 중요한 이유
동물실험은 제약·바이오 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화장품, 생활화학제품, 건강기능식품, 동물용의약품, 농약 등 일상에서 접하는 수많은 제품이 동물실험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크루얼티 프리(cruelty-free)” 표기를 확인하며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화장품·생활용품을 선택하려는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동시에, 동물실험을 통해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을 선호하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시민 입장에서는 제품의 안전성과 동물복지, 과학적 근거를 함께 따져보는 ‘균형 잡힌 시각’이 요구됩니다.
앞으로의 ‘동물실험’…완전 폐지냐, 정교한 공존이냐
전문가들은 향후 10~20년을 동물실험에서 인체 기반 모델로 넘어가는 과도기로 보고 있습니다. 모든 동물실험이 곧바로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원숭이 등 영장류 실험은 가장 먼저, 가장 강하게 규제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미국과 유럽의 규제 프레임이 움직이기 시작한 만큼, 우리나라 역시 연구윤리, 규제과학, 산업경쟁력을 함께 고려한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동물실험은 이제 더 이상 연구실 안에서만의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선택해야 할 과학·윤리·경제의 교차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동물실험의 축소와 대체기술 확산이 과연 더 안전하고 인간 중심적인 과학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동물과 인간 모두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향후 국제 논의와 국내 정책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