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일본 사이타마 소규모 지진과 한반도 지진 대비 전략 총정리
작성자: 라이브이슈KR 취재팀 | 분야: 재난·안전·과학
8일 오전 일본에서 다시 한 번 소규모 지진이 감지되면서, 한반도에서도 지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 야후 재난 포털에 따르면 2025년 12월 8일 7시 45분, 사이타마현 북부에서 규모(M) 3.1, 최대 진도 1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규모 3.1, 최대 진도 1 수준의 지진은 일상적인 생활에서 큰 피해를 유발하지 않는 수준이지만, 지진이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현실을 다시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일본 지진, 왜 이렇게 자주 발생하나
이번 사이타마 지진 역시 일본 열도 전역에 분포한 단층과 판 경계의 활발한 운동 속에서 발생한 사례로 해석됩니다.
일본은 유라시아판, 북미판, 필리핀해판, 태평양판이 만나는 지각 판의 요충지로, 연간 수천 회 이상의 크고 작은 지진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지진은 사라지지 않고, 다만 언제·어디서·얼마나 크게 일어날지 모를 뿐이라는 ‘상수’입니다.” – 국내 지진공학계 공통 인식*일반론
최근 노토반도지진 피해 지역을 둘러본 일본 총리의 현장 시찰 보도, ‘일본 지진 왜 자주 발생하나’라는 분석 기사 등이 이어지면서, 한반도에서도 일본 지진과 한반도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반도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국내에서는 경주 지진(2016), 포항 지진(2017)을 기점으로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이 사실상 무너졌습니다.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 의장이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포항지진 피해 구제’와 ‘지역 경제 회복’을 전면에 내세운 것만 봐도, 지진이 지역 사회와 정치, 경제 전반을 뒤흔든 사건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국내 지진 관측 건수는 계측 기술과 관측소 확충으로 꾸준히 늘고 있으며, 규모 3 내외의 미소 지진도 촘촘히 기록되는 추세입니다.
‘지진공학적 기반암’이 중요한 이유
지진 피해를 좌우하는 것은 단지 지진 규모만이 아니라, 지반 특성입니다.
국내 연구진은 “전단파속도(VS)에 근거한 지진공학적 기반암” 연구를 통해, 어떤 지층을 기준으로 설계지진을 산정할 것인지에 대한 과학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국내 연암층은 지진 관측소 설치 기준으로 쓰이는 전단파속도 750 m/s를 대체로 상회하지만, 풍화암에서는 약 60%가 이보다 낮게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에 풍화암 하부의 연암 및 그 이상 경도의 암반층을 ‘지진공학적 기반암’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고 있으며, 이는 향후 내진 설계 기준과 도시계획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지진과 ShakeMap, ‘가상의 지진 지도’를 만들다
한반도의 지진 위험도 평가는 과거 기록에만 의존하지 않고, ‘시나리오 지진’과 ShakeMap이라는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국내 연구에서는 남한 지역의 3차원 지반 속도 구조를 토대로 가상의 지진원 수십 개를 설정하고, 각 시나리오별 지진파 전파를 수치 계산해 합성 예상 진도 분포도를 만들고 있습니다.
ShakeMap이란?
실제 또는 가상의 지진 발생 시, 지역별 진동 세기(진도)를 지도 형태로 시각화한 것으로, 긴급 대응과 재난 계획 수립에 핵심 자료로 활용됩니다.
이러한 시나리오 지진·ShakeMap 데이터베이스는, 규모가 같은 지진이라도 어느 단층에서, 어떤 깊이에서, 어떤 방향으로 발생하느냐에 따라 도시별 피해 양상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과학적 근거가 됩니다.
지진은 과학이지만, 대응은 ‘생활 습관’입니다
최근 경상북도는 “지진안전 경상북도”를 슬로건으로 지진 대피요령 퀴즈 이벤트를 진행하며, 생활 속 지진 대비 인식 확산에 나섰습니다.

지방자치단체, 소방서, 교육청 등은 어린이 안전체험교실, 학교 재난훈련, 공공기관 지진 대피훈련 등을 통해 “지진은 연습으로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재난”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집·학교·직장에서 꼭 알아야 할 ‘지진 대피 요령’ 핵심 7가지
지진 대피 요령은 복잡하지 않지만, 몸이 먼저 반응할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져야 합니다.
- 강한 흔들림을 느낄 때까지 기다리지 말 것
작은 진동이 느껴지거나, 휴대폰 지진 속보가 울리면 즉시 주변을 살피고 책·휴대폰을 내려놓습니다. - 집 안에서는 ‘탁자 아래, 머리 보호’
튼튼한 탁자 아래에 몸을 숨기고, 한 손으로 탁자 다리를 잡고 다른 손으로 머리와 목을 보호합니다. - 엘리베이터는 절대 이용하지 말 것
이미 타고 있다면 모든 층의 버튼을 눌러 가장 먼저 열리는 층에서 내려 계단으로 대피합니다. - 밖에서는 건물·간판·유리창·가로수에서 멀리
유리 파편, 외벽 타일, 간판 낙하를 피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빈 공간 또는 공원으로 이동합니다. - 해안 지역은 흔들림이 멈춰도 안심 금물
규모가 큰 지진일수록 지진해일(쓰나미) 위험이 커지므로, 방송과 재난 문자 안내에 따라 즉시 고지대로 이동합니다. - 가스·전기·불씨 확인
흔들림이 멈춘 뒤에는 가스 밸브를 잠그고, 전열기기와 불씨를 확인합니다. 냄새가 이상하면 문을 열어 환기하고, 스위치를 켜지 말고 즉시 밖으로 나가 신고합니다. - 가족·동료와 ‘연락·대피 약속’을 미리 정하기
통신 두절 상황을 가정해 만날 장소, 연락 우선순위, 보호자 연락처를 종이에 적어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 둡니다.
가정에서 준비할 ‘지진 생존 가방’ 체크리스트
전문가들은 최소 72시간을 버틸 수 있는 지진 비상용 생존 가방을 준비할 것을 권장합니다.
- 생수 2L 이상(인당 하루 2L 기준, 3일치 권장)
- 통조림·에너지바·레토르트 식품 등 불 없이 먹을 수 있는 비상식량
- 휴대용 라디오, 여분 배터리, 보조 배터리
- 손전등 또는 헤드랜턴, 예비 건전지
- 간단한 구급약품과 상비 약(지병 약 포함)
- 마스크, 위생 티슈, 개인 위생용품
- 휴대용 담요, 방수포, 장갑, 우비
- 신분증 사본, 비상 연락망, 소액 현금
이 물품들을 한 가방에 모아 현관 근처·침대 옆처럼 눈에 잘 띄고 바로 들고 나갈 수 있는 위치에 비치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도시·학교·건물의 ‘내진 성능’ 확인도 필수입니다
개인의 대비만큼 중요한 것이 건물의 내진 성능입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1988년 이전에 준공된 노후 건물의 경우, 내진 설계 적용 여부와 보강 이력 확인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와 교육 당국은 학교 건물, 공공시설, 병원, 노인요양시설 등 취약계층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을 중심으로 내진 보강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새로 짓는 건축물은 현행 내진 설계 기준을 충족해야 사용 승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진 예측의 한계, 그러나 ‘예보와 경보’는 진화 중
과학계에서는 “지진을 날짜·시간 단위로 예측하는 것은 아직 불가능하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합니다.
다만, 장기적인 지진 위험도 평가와 실시간 조기 경보 체계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습니다.
국내외 연구진은 지진 발생 패턴, 전단파·종파 감지 시간차, 지각 변형 데이터 등을 활용해 더 빠르고 정확한 지진 조기 경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앱·재난 문자·TV·라디오를 통해 수 초에서 수십 초 앞선 경보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작은 진동이 주는 경고, ‘일본 사이타마 지진’이 남긴 메시지
이번 일본 사이타마 M3.1 지진은 피해 없이 지나간 ‘작은 뉴스’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일 양국 모두가 동일본대지진, 경주·포항지진의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소규모 지진은 위험을 상기시키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지진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해를 줄이는 선택은 지금도 할 수 있습니다.
- 집과 직장의 비상대피로·소화기 위치를 오늘 한 번 더 확인하는 일
- 가족과 함께 지진 대피 요령을 다시 읽어보는 일
- 책장·TV·유리장 등 가구를 간단한 L자 고정철물로 벽에 고정하는 일
- 지자체가 공지하는 지진 대피훈련에 실제로 참여해 보는 일
이러한 작은 실천들이 모여, 다음 “그날의 흔들림”을 생존과 회복의 이야기로 바꿀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