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교통대 통합 ‘무산’과 학생사회 논란…거점 국립대의 진로를 묻다
라이브이슈KR │ 교육·캠퍼스 취재기획

충북대학교가 국립한국교통대학교와의 통합을 최종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지역 거점 국립대의 향후 진로와 대학 자율성, 그리고 학생자치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최근 충북대·교통대 통합 무산 소식과 함께, 극우 성향 집회에 참여했던 인물이 충북대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됐다는 보도까지 이어지면서, 충북대 안팎에서는 대학의 가치와 정체성을 둘러싼 다양한 질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교수·직원·학생 모두 “반대” 선택한 충북대 통합 투표 결과
보도에 따르면, 통합안을 두고 진행된 충북대 구성원 찬반 투표에서 교수·직원·학생 3주체 모두 과반 반대 의견을 나타내면서, 2027년 3월을 목표로 추진되던 ‘충북대학교’ 명칭의 통합대학 출범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교수 투표 참여자 중 약 절반 이상, 직원과 학생 역시 과반이 “통합 반대”에 표를 던졌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총장단이나 일부 보직자의 의지가 아니라 구성원 총의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통합 논의는 정부 차원의 글로컬30 사업과 맞물려 추진돼 왔습니다만, 충북대 구성원 다수는 통합이 가져올 재정 지원과 위상 제고보다, 기존 캠퍼스의 정체성 약화와 행정 혼선을 더 크게 우려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글로컬30·대학통합 정책과 충북대의 선택
충북대와 국립한국교통대의 통합은 교육부가 추진하는 글로컬30(대학 통합 지원) 사업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두 대학은 단일 법인·단일 교명을 전제로 여러 차례 설명회와 공청회를 열며 공감대를 모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충북대 학내 게시판과 학과 홈페이지 커뮤니티에는 통합에 대한 우려 글이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캠퍼스 분산 운영에 따른 교육의 질 하락 가능성, 학사·행정 시스템 통합의 혼란, 지역사회와의 기존 협력 구조 붕괴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충북대 소프트웨어학과 커뮤니티 공지에는 “충북대-국립한국교통대 통합 관련 구성원 설명회”가 수차례 안내됐습니다. 이는 통합 논의가 단순 행정 절차를 넘어, 각 단과대와 학과별로도 민감한 사안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충북대 총학생회장 논란…캠퍼스 민주주의의 ‘시험대’
통합 논의와는 별개로, 충북대학교 총학생회장 선거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내란 사태 과정에서 “윤 어게인”을 외치며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했던 인물이 총학생회장에 당선됐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해당 인물은 과거 극우 성향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발언한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된 바 있습니다. 이후 충북대 학내에는 이력과 발언의 적절성을 두고 총학생회장 자격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총학생회는 학우 전체를 대변하는 자리인데, 특정 정치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던 인물이 적합한가”라는 비판과, “학생들의 직접 선거로 뽑힌 만큼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는 반론이 충북대 커뮤니티에서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두고 캠퍼스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 그리고 정치적 책임이 충돌하는 전형적인 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지방 거점 국립대인 충북대의 학생사회가 한국 정치 지형 변화와 어떻게 맞물릴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오송참사 간담회, 충북대가 지역 현안을 품는 방식
한편, 오송참사 피해자 간담회 in 충북대가 열렸다는 소식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간담회에서는 충북도와 피해자 측이 합의했던 추모조형물 설치 약속이 뒤집힌 경위와, 지역사회가 기억과 책임을 어떻게 공유해야 하는지가 논의됐습니다.

간담회에 참여한 이들은 “기억을 거부하는 자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생명과 안전에 대한 약속이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후순위로 밀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충북대 캠퍼스가 이러한 지역 재난과 사회적 참사를 논의하는 장이 되고 있다는 점은, 통합 논란과 총학생회장 논란 속에서도 여전히 공공성을 향한 대학의 역할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충북대병원·심리상담 ‘씨앗’, 학생·지역 건강권의 축
충북대학교병원은 청주 지역의 대표적인 상급종합병원으로, 진료과·전문진료센터·클리닉을 통해 충북대 구성원은 물론 지역 주민의 의료 수요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최근 병원 홈페이지에는 각 진료과와 의료진, 예약·상담(1533-0075)에 대한 안내가 정비돼 있습니다.

학내에서는 충북대 ‘씨앗’ 심리상담·심리검사 센터가 학생들의 심리 건강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개인상담뿐 아니라 다양한 심리검사와 집단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진로·대인관계·학업 스트레스 등 대학생이 겪는 복합적인 고민을 다루고 있습니다.
통합 논란, 학생사회 갈등, 취업난과 입시 불안이 겹친 상황에서, 이러한 정신건강 지원 시스템은 충북대 학생들에게 사실상 필수 인프라가 되고 있습니다.
전자공학·소프트웨어학과…IT 리더 양성에 나선 충북대
충북대는 전통적인 농생명·공학 분야 강점에 더해, 전자공학과·소프트웨어학과를 중심으로 IT·디지털 인재 양성에도 힘을 싣고 있습니다. 전자공학과는 “미래와 세계를 선도하는 IT 리더의 요람”을 표방하며, 반도체·통신·임베디드 시스템 등 커리큘럼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학과는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을 도입해, 산업체와의 긴밀한 연계를 바탕으로 실무형 개발자·AI 인재를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충북대가 지역 거점 국립대에서 나아가, 전국적인 ICT 교육 허브로 도약하려는 전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캠퍼스를 둘러싼 일상: 생활협동조합과 ‘충북대 카페’ 문화
충북대 생활협동조합은 학내 식당과 카페, 편의시설을 운영하며 학생들의 실질적인 생활비 부담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주간 식당 메뉴를 보면 6000원(조합원 4000원) 수준의 한 끼 식사가 제공되며, 샐러드·계란찜·카레라이스 등 균형 잡힌 구성이 눈에 띕니다.
캠퍼스 인근 상권 역시 “충북대 카페”, “충북대 디저트” 같은 키워드로 SNS에서 활발히 공유되고 있습니다. 건강한 재료로 만든 디저트와 브런치를 내세운 카페들이 학생·청년층의 취향을 반영하며, 충북대 일상 문화를 형성하는 또 다른 축이 되고 있습니다. 😊
통합 무산 이후, 충북대가 직면한 과제
충북대-교통대 통합 무산 결정은 당장 구성원에게는 안도감을 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재정 확보와 경쟁력 강화라는 과제를 더욱 첨예하게 만듭니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지방 거점 국립대의 생존 전략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입니다.
전문가들은 충북대가 통합 대신 특성화·국제화·산학협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지역 산업과 연계한 연구 클러스터, 충북대병원 중심의 바이오·의료 혁신, IT·소프트웨어 분야의 스타트업 육성 등이 구체적인 방향으로 꼽힙니다.
“지역 거점 국립대의 미래”…충북대가 던지는 질문
오송참사 간담회, 총학생회장 선거 논란, 통합 무산 결정, 그리고 충북대병원·씨앗센터·생활협동조합·카페 문화까지. 서로 다른 이 소식들은 모두 “충북대라는 공간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수렴합니다.
지식 생산과 인재 양성을 넘어, 지역사회의 상처를 보듬고, 다양한 정치·사회적 견해가 충돌하는 장이 되며, 학생 개개인의 삶을 지탱하는 기반이 되는 것. 충북대는 지금 그 복합적인 역할을 감내하며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통합을 거부한 자율성, 논란 속에서도 이어지는 민주적 절차, 그리고 지역과 함께하는 공공성. 충북대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한국 지역 거점 국립대의 미래 모델 역시 달라질 수 있습니다.
